90평생에 얻은 지혜···’아름다운 삶, 그리고 마무리’
[아시아엔=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캠프나비 대표] “가족의 사랑은 바라는 게 아니라 당신이 사랑을 줌으로써 가족을 만나는 것이다.”
여기서 독자에게 밝혀둘 것이 있다. 이 글은 자신을 결혼생활에 끼워 맞추라는 설교가 아니다. 또한 사회적 관습에 따라 개인의 희생을 유도하려는 것은 더욱 아니다. 이 글은 결혼생활에서 오는 삶의 고민거리를 조금이나마 덜기 위한 열린 이야기 마당이다.
오늘 수박 한통 들고 집에 돌아가 마음빗장 풀어놓고 아무 말 없이 마음을 파고드는 아내의 반란을 부추겨 입안 가득 고이는 수박 향에 몸을 식히며, 가족의 행복이 모두에게 시원한 선물이라는 것을 느끼자.
다음 항목에 해당하는 분은 이 글을 읽지 말기 바란다.
- 인생성공기술을 담은 책을 탐독하며 무진 애를 쓰는 사람
- 종이에 찍힌 활자와 기득권층의 이야기는 무조건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
- 증권회사 시세전광판에 목 매인 사람
- 1년에 10권 정도의 책을 읽지 않는 사람
- 정치·사회 등의 ‘그것이 알고 싶다’ 가십에 열중하는 사람
- 나무 한 그루 안 심고 씨 한줌 뿌려보지 않은 사람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독자는 그럼 가능한 한 편한 마음으로 이 글을 읽으시기 바란다. 가족과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자산가인지 또는 근근히 생계를 꾸려나가는 빈한한 사람인지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
당신의 학식이나 사회적 지위는 문제가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지금 바로 당신이 이 글을 접하며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실천하는데 있다. 이 글을 따라하기가 무척 어려울 지 또는 쉬울 지는 오직 각자 마음에 달려있다.
내 가족의 문제 어떻게 보나?
왜 갈등이 끊이지 않고 근본해결이 안 되나?
앞으로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나?
대부분의 가족들은 자신의 삶을 확고한 신념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을 따라 관습에 젖어 살고 있는 것 같다. 결혼생활이 행복하다면 그 존재가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자유롭고 보람된 삶을 위해 험난한 세파를 이겨내는 튼튼한 가족으로 살아내지 않으면 늘 걱정을 달고 산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아름다운 향기 짙은 꽃을 피우게 하는 설렘과 희망의 결혼생활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웃음과 정감이 끊이지 않는 가정, 교양과 인문학 소양을 평생 학습하는 가정,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그런 가족을 갈망한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선 평소 소홀했던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정겹지 못하고 무덤덤하진 않았나? △부부간에 서로 믿는다는 핑계로 민주적이며 평등한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함부로 하진 않았나? △마음속 소망·기대·걱정·계획 등을 혼자서만 고민하며 가족에게 터놓고 상의한 적은 없는가? △상처를 마음 속에만 묻어두고 주위분위기를 무겁게 하진 않았나? △완벽한 삶이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주변을 늘 긴장시키진 않았나? △불확실한 미래의 두려움을 안고 늘 불안해 하진 않았나? △화해가 필요할 때, 시기를 놓쳐 상황을 악화시키진 않았나? △레저생활을 통해 활력을 얻으려는 노력이 부족하진 않았나?
다음으로 가족간에 가까워지기 위한 대화의 주제들을 생각해 본다.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아닐까? 건강, 돈, 자녀교육과 가족의 평생교육, 남편 또는 부인의 직장, 여가생활과 여행, 성생활, 대화, 노후계획, 죽음대비 철학 등.
다음으로 몸은 함께 살지만 정신적으론 이혼이나 다름없거나 이혼의 징후를 나타내는 경우를 본다.
아흔살 넘게 살면서 나 자신과 주변을 통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결혼생활이 견디기 어렵고 기분이 슬퍼진다 △서로를 냉정하게 대하는 기회가 잦아진다 △실증, 권태, 공허감 등 서로의 관계에서 느끼는 혐오와 고독감이 몰려온다 △배우자의 취미, 직업, 기호생활에 대해 관심이 없어진다 △서로를 냉정하게 대하는 일이 잦다 △서로에게 애정이 부족하거나 예의가 소홀하다고 느끼는 적이 많다 △배우자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이해해준다고 느낄 때가 많다 △배우자를 의심하거나 질투를 느낄 때가 잦다 △함께 어떤 일을 상의하거나 계획하는 일이 급속히 줄어든다 △잔소리가 많아지고 피상적으로 대하곤 한다 △대화가 부족하고 기계적이고 마지못해 하는 경우가 많다 △가사 일을 같이 하지 않을 때가 많다 △상대방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배우자보다 지위나 금전에 더 관심이 더 많다 △음주 우울증 등을 핑계로 대화가 끊어진다 △서로 공유하는 여가 취미생활이 없다 △배우자에게 모욕·무례·빈정대거나 비평하는 태도를 자주 보인다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잦다. .
상당히 많은 케이스를 예로 들었다. 자 그럼 어떻게 하면 원만하게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위 문항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징후에 주목하며, 특히 가장 강하게 느끼는 징후에 대하여 시간을 두고 느슨히 서로를 놓아준다. 그런 연후에 각자의 내면을 깊숙이, 천천히 들여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