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가 성경적이라고?···교회 변화가 우선돼야

[아시아엔=김현원 연세대 의대 교수] 십일조는 한마디로 자기 소득의?1/10을 헌금으로 내는 것을 의미한다.?현대 사회에서 소득의 의미는 매우 복잡하다.?당연히 십일조의 정의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가난한 사람에게는 십일조가 매우 클 수도 있으나 실제로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액수가 작으니 십일조가??쉬울 수도 있다.?아이러니컬하게 소득이 많은 사람은?오히려?액수의 중압감이 클 수 있다.?십일조는 꼭 해야만 하는 건가? 십일조의?성경적인 의미를 따져 보자.

십일조가 성경에 처음 나타나는 것은 창세기?14장이다.?아브라함이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의 십분의 일을 살렘 왕이며 제사장인 멜기세덱에게 바친 것이다.?최초의 십일조의 의미는 자기의 귀중한 것을 하느님께 바친다는 의미가 강조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실적인 의미에서의 십일조는 야곱의?열두?아들로부터 비롯된?12지파(실제로는?11번째 아들 요셉으로부터?2지파가 생겼기 때문에?13지파)?중 레위지파는 노동을 하지 않고 제사만을 담당하기 때문에?12지파가 레위지파를 먹여 살려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그래서 각 지파는 소득의 십분의 일을 십일조로 바친다.

경제적으로 레위지파와 다른 지파를 비교해보자.?레위지파를 제외한 나머지 지파의 소득은 십일조 이후 9/10(0.9)가 된다.?레위지파의 경우는 각 지파의 십일조를 모으면?12/10(1.2)가 되고,?여기서 십일조를 제사로 지내면, 12/10×0.9=1.1?정도가 된다.?각 지파의 십일조를 제외한 평균소득?0.9에 비해서 레위지파의 소득(1.1)은 약?20%?더 많은 것이다.

제사를 담당하는 레위지파는 오늘의 목회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이렇게 성경적으로 볼 때 목회자의 소득이 신도의 평균소득보다?20%?정도 높은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오늘날?12명의 신도가 있는 작은 교회도 있고,?신도수가 수십만명이 넘는 대형교회도 있다.?성경적인 합리적인 목회자의 사례비는 교회 평균 신도의 소득 수준 혹은 약간 높은 수준에 해당하는 것이 성경적일 것이다.?개 교회가 표준집단으로 작다면 전체 국민 평균소득의 평균을 약간 넘어가는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경은 또 다른 의미의,?하지만 가장 중요한 십일조를 명시하고 있다.?삼년마다 한번 과부와 고아와 뜨내기들을 구제하는 사회복지 차원의 십일조다.

12지파와 레위지파가 있을 당시 십일조라는 수치는 매우 합리적이다.?하지만 신도수가 수천,?수만,?수십만명을 넘어가는 대형교회에서의 십일조는 어때야 할까? 현대교회에서의 목회자의 사례를 넘어가는 십일조는 사회정의를 위해서 쓰여야 한다는 것이 성경에서 제시하는 십일조의 용도가 아닐까 싶다.

소득의 십분의 일을 교회에 바쳐야 하고,?그렇지 않으면 죄의식이 생기는 곳은 전 세계에서 한국의 개신교를 제외하면 없는 것 같다.?예를 들어서 천주교에서는 십일조 얘기를 하지 않는다. 1/30에서?1/40?정도의 헌금이 합당하다고 권장한다.?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종교세를 세금과 같이 내기도 한다.?독일의 경우 종교세가 유럽에서도 가장 높은 편인데 신자로 등록하면 소득이 아니라 소득세의?8-9%를 종교세로 내고,?카톨릭이나 루터교회에서 등록된 신도 수에 따라서 그 돈을 나누어 받아 사용한다.

과거에는 종교를 떠나서 사는 것이 상상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교회나 성당에 가지 않더라도 종교세를 내는 것을 당연히 생각했으나,?최근 많은 젊은 층이 교회나 성당을 공식적으로 탈퇴하고 종교세를 거부하는 추세다.?그래서 앞으로 성당에서 종교세를 내지 않으면 서양인의 기본적인 행위(세례식,?결혼식,?장례식 등)?등을 해주지 않겠다고 하는 등 갈등이 심하다.?독일의 내 친구는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 종교세는 열심히 내고 있었다.?하지만 부인의 경우는 종교세를 전혀 내지 않는다.

무엇이 성경적인가??십일조가 성경에 명시되어 있으니 십일조를 내야 하는 것인가? 2000년 전 이스라엘의?12지파 시절에 냈으니?2000년이 흐른 지금도 성경에 명시된 대로 변함없이 십일조를 내야 하는 것인가??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성경 속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국에는 많다.?성경말씀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아니다.?시대상황을 떠난 아전인수적 성격해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나라마다 다른 십일조에 대한 개념이 다르고,?한국도 천주교에서는 이미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십일조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도와 목사가 있다면 그대로 십일조에 관한 성경말씀을 따를 자세를 동시에 갖고 있어야 한다.?목회자의 사례비가 성경대로 교회 신도의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만족해야 하고,?또 남는 헌금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모두 구제를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 현대의 한국교회가?그럴 준비가 되어 있나??그렇지 않으면 십일조를 강조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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