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 방불 그리스 산불···사망·실종 200명 달해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기자] 그리스 일간 <에스노스>는 25일(현지시간) 1면에 까맣게 탄 나무의 가지들 사이에 매달려 있는 타버린 그리스 국기 사진과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크게 써놨다.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아테네 북동부 휴양지를 강타한 산불로 사망자가 최소 81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는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40도를 넘어서는 기록적인 폭염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전역에 강풍이 몰아치면서 지난 23일 아테네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이 주택가로 급격히 확산됐다. 처음 산불이 난 지점은 아테네에서 약 50㎞ 떨어진 키네타 지역이며 같은 날 오후 북동부 펜텔리와 라피나에서도 두 번째 산불이 발생했다. 2007년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 반도 산불로 60여명의 사망자가 난 이후 그리스 산불 피해의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망자 및 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다.

한편 화재 발생 원인과 이후 대처에 정부 책임을 묻는 국민적 분노가 고조하고 있다. 다양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이어진다.

삼림 지대의 개발제한 구역 설정 해제를 원하는 토지 소유주가 의도적으로 불을 질렀다는 의혹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수십년 간 숲과 해변가에 건설된 조립식 불법주택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리학 연구그룹 아틀라스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04년까지 아테네와 인근 휴양지를 포함하는 아티카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의 65% 이상이 원인 미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 발생한 화재는 2.6%에 불과했다.

그리스는 특히 다년간 지속된 경제위기로 소방예산까지 부족한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올해 초 정부를 향해 “경제 위기 8년간의 막대한 예산 삭감 때문에 대형 화재 2건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이를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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