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모디 총리, 가짜뉴스 공세 어떻게 극복할까?

[아시아엔=프라모드 마투 <아시아엔> 인도 지사장] 인도의 스므리티 이라니 정보방송부 장관은 지난 4월 초 가짜뉴스를 보도하는 언론인을 처벌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당연히 기자들은 “이는 정권이 올해 선거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이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라며 이를 맹렬히 비판했다. 결국 다음날, 모디 총리는 정보방송부에 이를 철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정보방송부는 그러나 보도자료를 통해 “가짜 뉴스가 나날이 늘어나기에 관련 지침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가짜 뉴스를 만들거나 유포한 기자는 6개월간 기사를 보도할 수 없으며, 이를 재차 위반할 경우 1년간 기자 자격을 중지한 후 영구히 자격을 박탈하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언뜻 보기에 이 안은 불길한 전조처럼 들렸다. 제네바 언론자유협약에 서명한 민주국가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언론은 세상을 다소 왜곡해 보도해 왔다. 마치 첫 아이가 만든 문장이 차례로 전달됨에 따라 마지막 아이에 이르러 그 내용이 확연히 달라지는 차이니스 위스퍼(Chinese Whisper)처럼 말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AP/뉴시스>

인도에서도 최근 몇년 간 일부 기자들이 편파 보도를 통해 정치적인 행동에 나섰고, 이를 통해 특정 정당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들에게 언론인이라는 직업에 필수불가결한 객관성은 뒷전이다. 가짜 뉴스를 넘어 대가성 뉴스나 악의적인 뉴스가 등장한 것도 불행한 사실이다. 이러한 뉴스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왓츠앱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에 익숙한 이들은 잘못된 콘텐츠를 부채질하며 한 나라의 사회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위와 같은 상황은 비단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4월 초 나집 라자크 총리가 이끄는 말레이시아 의회는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수십억 달러 스캔들에 연루된 총리를 지키려는 의도”라는 반대를 무릅쓰고 反가짜뉴스 법안을 통과시켰다. 독일은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부적절한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으면 소셜미디어 플랫폼 자체에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도입했다. 필리핀 역시 가짜뉴스를 처벌하는 법안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지난 2월 가짜뉴스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란 판결이 나온 후 아직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지금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이 ‘가짜뉴스’는 언제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온라인 매체 VOX에 따르면 “가짜뉴스라는 표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990~2000년대 러시아가 가짜뉴스를 주로 유포했고, 트럼프도 2016년 이를 이용해 대선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다시 인도의 얘기로 돌아오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인도의 전통매체 기자들은 집권당 유력 정치인 또는 고위 관료와 어울리는, 마치 악어와 악어새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예를 들어 총리의 해외 방문에 비행기 한대 분량으로도 모자랄 많은 기자들이 따라가는 것이 관례였다. 기자들은 성대한 연회에 참석하고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권력의 중추에 다가섰다. 거리낌 없이 조언을 건넬 수 있는 강력한 정치인을 여럿 거느린 언론인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인도의 가짜뉴스와 대가성 뉴스는 독특하고도 정치적인 유래를 지니고 있다. 2014년 인도 총선에서 기득권층의 바람과 달리 유권자들은 야당이던 인도인민당(BJP)의 나렌드라 모디에게 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좌우를 막론하고 인도 지식인층과 전통적인 매체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이들과의 타협을 거부했다. 영국의 전직 언론인 랜스 프라이스는 저서 <모디 효과>에서 “주류 언론의 보도에 거스를 수 없었던 모디 캠프는 무력감을 느꼈으나 소셜미디어가 판을 완전히 바꿔버렸다”고 말했다.

이후 가짜뉴스가 벌어지는 전장은 전통적인 매체에서 소셜미디어로 확대됐고, 각 정당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자의 입맛에 맞는 가짜 콘텐츠를 제작, 배포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언론인-정치인-기업인 사이에 존재해 있던 거대한 연결고리를 끊어버리면서 언론 역시 직격타를 맞았다.

이전과 같은 언론의 황금기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답은 “글쎄다…” 주류 언론은 허황된 꿈을 꾸기보다 과오를 깨닫고 자성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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