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원교수의 재밌는 월드컵①] A매치 첫대결 한국ㅡ스웨덴

<사진=뉴시스>

[아시아엔=김현원 연세대의대 교수]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은 1930년 우루과이에서 최초로 월드컵이 열린 후 21번째 월드컵이다. 6월18일 오늘 열릴 대한민국과 맞붙는 스웨덴은 월드컵에서는 처음 맞붙는 팀이다. 역사적으로 A매치에서 스웨덴과의 경기는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최초로 만나서 12:0으로 대패했었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에서 이번 월드컵에서 곧 만날 멕시코와도 맞붙어서 대한민국이 5:2로 승리한 바 있으니, 그 당시 스웨덴이 현재 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강한 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스웨덴은 런던올림픽에서 우승한 가장 강한 팀이었다.

월드컵에서 스웨덴과의 인연은 현재까지 전혀 없다. 1958년 스웨덴 올림픽에 대한민국은 축구협회 관계자가 참가신청서를 분실하는 바람에 아시아 최강이었음에도 예선전에 아예 참가하지도 못 했다. 대한민국 팀은 참가 못했을 뿐 아니라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배당되었던 경기배당금 8400불도 예선전에 참가하지 않아서 몰수당했다.

1954년 최초로 참가했던 스위스 월드컵에서 한 달 걸려서 경기전날 1진 11명만 맞춰서 도착했다. 간신히 유니폼만 갈아입고 임한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터키에 7:0, 그리고 당시 세계 최강 헝가리에 9:0으로 대패하였다. 그러나 한국팀 골키퍼 홍국영은 100개의 유효슈팅 중 9개밖에 허락하지 않았다. 경기 중 쥐가 나서 4명이 실려 나가고 7명으로 끝까지 버텼다. 한국 팀은 비록 졌지만 헝가리의 감독은 “그들은 사자처럼 용감했다. 쓰러져도 계속 일어나 뛰었다.” 하고 칭찬했다. 대한민국의 김용식 감독은 대진표만 보고도 우리가 1승을 할 가능성이 없음을 알았다. “그러나 져도 좋다. 그러나 한 골만이라도 넣자. 그래야 전쟁 때문에 헐벗고 힘든 우리 국민이 조금이라도 시원해지지 않겠나?”라는 유명한 말로 선수들과 전의를 다졌으나, 열악한 조건 탓에 간신히 그 전날 도착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도 못하게 된 것이다.

그 후 여비가 없는 대한민국 팀은 그 다음날 귀국길로 올랐는데, 어이없게도 참가국에 8400불이나 되는 꽤 큰 경기배당금이 있는지 몰랐던 것이다. 이 돈은 4년 후 월드컵에서 받기로 했었는데 참가신청서 분실이라는 황당한 이유로 예선참가도 못하게 되고 돈도 어이없게 몰수당한 것이다. 그러나 전쟁을 치른지 일 년 만에 출전한 세계 최빈국 대한민국이 엄청난 투혼을 발휘했다는 것을 뒤늦게 안 축구팬들은 한국 팀의 숙소에 와서 옷과 먹을 것을 산더미 같이 쌓아놓고 돌아갔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눈물 나는 이야기이다. 그러던 나라에서 50년대 그 무렵 태어난 필자는 불과 한 세대만에 전 세계 어디에서도 어느 세대에서도 보지 못했던 기적을 목격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이 최빈국이었다면 당시 스웨덴은 세계 최고의 부자나라였고 축구도 강국이었다. 1958년 월드컵에서 스웨덴은 매우 강한 팀이어서 결승까지 올라갔으나, 결승전에서 17살 펠레의 2골을 넣는 맹활약에 4:1로 대패한 바 있다. 이 대회에서 펠레는 준준결승에서 1골을 넣어 최연소 골을 기록했고, 준결승에서 최연소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결승에서는 2골을 넣어 스웨덴의 추격의 의지를 꺾어버렸다. 독일의 뮐러 이전까지 펠레가 기록한 13골은 월드컵에서의 최다골이었다. 펠레는 4번을 월드컵에 참가했지만 2번의 월드컵(칠레와 런던 월드컵)에서는 예선 경기 중 부상당해서 실력발휘를 할 수 없었다. 마라도나가 저돌적인 드리볼을 한다면 펠레는 춤을 추듯 우아하게 경기했었다. 나는 당연히 펠레의 우아한 경기를 더 좋아한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웨덴은 유럽예선전에서 축국강호 네델란드를 꺾었고, 플레이오프에서 이태리마저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대한민국의 최근 경기결과로 판단할 때 객관적인 전력은 당연히 대한민국이 열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축구만큼 의외성이 있는 경기는 없다. 10개의 슈팅 중 하나가 들어가는 경기가 축구이다. 누가 2014년 브라질이 홈그라운드에서 독일에 7:1로 대패할 줄 알았는가? 축구의 신이 우리와 함께 하고, 우리가 1954년 그라운드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던 선배들의 투혼을 발휘한다면 우리가 못 꺾을 팀이 어디에 있겠는가? 참고로 우리는 브라질 팀과의 A 매치에서 이긴 바 있고, 독일과의 A매치에서도 이긴 바 있다. 축구공은 둥글다.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축제는 축제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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