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여성노동①] 코리아나미술관서 전시회···미얼 유켈리스·마사 로슬러

[아시아엔=알래산드라 보나노미 기자] 여성의 노동은 그동안 사회적으로 그다지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뿐 아니라 나의 조국인 이탈리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국의 서울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서 ‘여성 노동’을 다룬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히든 워커스’(Hidden Workers)란 제목에 귀가 번쩍 뜨였다. 주저하지 않고 달려가 뛰어난 작품들을 맘껏 감상했다.

4월 15일 압구정동 코리아나미술관(관장 유상옥·유승희)에서 시작한 ‘히든 워커스’는 이번 주말(16일) 막을 내린다. 여성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통해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조명하고 있는 이 전시회를 <아시아엔> 독자들께 강추한다. 이제 닷새밖에 안남았으니 서두르셔야겠다.

박혜진 코리아나미술관 큐레이터가 책임기획을 맡은 ‘히든 워커스’에는 △영상 △사진 △설치 △아카이브 자료 등 14점이 전시돼 있으며 참여작가는 국내외 작가 총 11팀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면면을 보면 △릴리아나 앙굴로 △폴린 부드리 & 레나트 로렌즈 △조혜정 & 김숙현 △마리사 곤살레스 △게릴라 걸스 △김정은 △임윤경 △마사 로슬러 △심혜정 △미얼 래더맨 유켈리스 △마야 자크 등 쟁쟁한 진용이다.

미얼 래더맨 유켈리스작 ‘하트포트- 워시 닦기 자국 메인터넌스’

‘히든 워커스’는 이들 국내외 여성작가 본인이 노동의 당사자/개입자/관찰자로 등장한다. 작품들은 1970년대 가사노동과 육아뿐 아니라 2010년대 서비스 노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들을 보여준다. 작가별 출품작을 보자.

 

◇ 미얼 래더맨 유켈리스 

그의 ‘메인터넌스 예술을 위한 선언문1969!’(1969)은 퍼포먼스와 페미니즘 미술사에서 한 획을 그은 작품. 결혼과 출산 직후 매일같이 해야 하는 가정의 ‘유지관리’(maintenance)에 밀려 예술활동을 도저히 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가사노동이 예술활동임을 대담하게 선언한 것이다.

1939년 미국 출생인 그녀는 퍼포먼스와 여성주의 미술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행위미술가로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얼 래더맨 유켈리스는 1977년부터 지금까지 뉴욕 위생국의 무보수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하면서 자유와 불가피성 간의 ‘끊이지 않는 갈등과 긴장’에 대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2016년 뉴욕 퀸즈미술관에서 작가의 50년간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Mierle Laderman Ukeles: Maintenance Art’ 개인전을 열었다.

 

마사 로슬러 – 지배와 일상

◇ 마사 로슬러

1943년 미국에서 태어난 로슬러는 기호학적 접근으로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관한 작업을 오랫동안 진행했다. 1978년작 ‘지배와 일상’은 예술가이자 엄마로서의 일상이 지속되는 ‘사적 공간’에 대중매체를 통해 흘러 들어오는 ‘공적 사건’을 무작위로 보여준다.

파편화된 텍스트, 음성, 이미지들의 중첩은 매체를 통해 공공에 드러나는 사건들 속에서 개인의 사적 노동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엄마로서 어린 아들을 먹이고 재우는 일과 예술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귀 기울이는 일 중 작가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서열을 매길 수 없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사 로슬러는 비디오, 사진-텍스트, 설치, 퍼포먼스 작업을 비롯해 비평 활동도 왕성하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뉴뮤지엄(New Museum)을 비롯해 스페인 MACBA, 독일 베를린 쿤스트할레(Kunsthalle) 등 전세계를 돌며 개인전을 개최하였다.(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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