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범죄칼럼] 강도·강간·살인 180건 범인 40년만에 잡고 보니···

[아시아엔=김중겸 전 경찰청 수사국장, 인터폴 전 부총재] 1976년-1986년 사이 10년간 캘리포니아주 여기저기 종횡무진하며 한 사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강력사건이 다발했다. 40년 동안 미해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범죄특징 따서 이름 붙였다. ‘East Area Rapist’(동부지역 강간범), ‘Night Stalker’(야간 스토커), ‘Knot Killer’(노끈으로 목 졸라 죽이는 살인범) 등.

1976년 6월 최초사건과 1986년 5월 최후범행. 밤에 집에 침입–>묶고–>강간–>살인–>현금·보석·신분증 훔쳐 도주. 수법의 유사성 발견됐다.

강도 120건, 강간 45건, 살인 12건의 공조수사체제 확립하고 캘리포니아의 별칭 빌려 ‘Golden State Killer’라 불렀다. 현상금 5만 달러.

10년이 네번 흘렀다. 피해자 가족은 고통스러운 기억 안고 살았다. 죽은 사람도 있었다. 형사들 체면 말이 아니었다.

JK 형사가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범인 이동경로 분석해 출발과 귀로가 캘리포니아주의 주도 새크라멘토임을 밝혀냈다. 50만명이 사는 도시,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였다. 해결 못하고 정년퇴직했다.

후배형사 주파라테스에게 인계했다. 증거는 네건의 강간살인사건 DNA. 나날이 발전하는 인터넷에 착안했다. genealogy(가계도) 웹사이트에서 유전자 뒤졌다. 어린 자녀 혹은 부모가 보는 앞에서 강간했다는 점도 고려했다. 성인된 그들의 아픈 기억도 재생해 몽타주도 그렸다. 흉악범 인상은 아니었다.

지리적으로는 조용한 서부 교외지역으로 범위가 좁혀졌다. 유전적으로도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을 가리켰다. 그곳에 전직 경찰관이 살고 있었다. 1973년부터 오번과 엑스터 경찰에서 근무한 경찰관이다. 1979년 shoplifting(들치기)로 해고됐다. 약국에서 망치와 개 방충제 훔친 혐의다.

“숨어사는 범인이다!” 예감이 왔다. 인상도 피해자 가족의 진술과 비슷했다.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아버지. 손자와 노는 할아버지였다. 잠복과 미행 계속하며 커피숍·식당·술집 뒤를 밟았다. 마시고 나서 쓰레기통에 버린 종이컵을 수거했다.

2018년 4월 24일. DNA와 대조했다. “이게 웬일이야!” Joseph James DeAngelo, 72세. 바로 그 전직 경찰관이었다. 주민들 경악했다. 설마 그 할아버지가? 40여년 동안이나 총을 침대 옆에 두고 자게 만든 자였다. “집집마다 개 사게 만든 장본인?” “맞습니다!”

살인범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면 언제 일 저지를까. 우리도 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불안에 전전긍긍하게 만든다. 이제 그럴 일 없어졌다. 많은 피해자 가족이 펑펑 울었다. 무덤 다시 찾아가 알렸다. 한 풀었다. 동기, 정확한 범행건수, 범죄행각을 갑자기 중단한 배경, 40년을 잠적한 과정 등등. 형사들이 지금부터 풀어야 할 과제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경찰관을 부를 때는 officer라고 한다. 그 외의 일반적 표현은 cop이다. cop은 constable on patrol을 줄인 말이다. 순찰 도는 순경이란 뜻이다. constable은 원래 영국영어다. 순경(계급) 혹은 경찰(조직)이란 뜻으로 쓰이고 있다. constabulary는 집합명사로 경찰대, 경찰국이란 뜻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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