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칼트마 바툴가 대통령 단독인터뷰] “남북정상, 동북아 평화에 큰 기여”

바툴가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따뜻한 분···한국 벤치마킹해 몽골 발전 꾀할 터”

[아시아엔=편집국] <아시아엔>과 자매지 월간 <매거진 N>은 몽골의 칼트마 바툴가(55·Khaltmaa Battulga) 대통령을 한국 언론 최초로 단독인터뷰를 했다. 작년 7월 취임한 바툴가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몽골은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데 대해 크게 환영한다”며 “남북정상 회담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그리고 지역 내의 신뢰구축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시아엔>과 <매거진 N>의 바툴가 대통령 인터뷰는 아시아기자협회 부회장인 돌고르 춘룬바타르 <울란바토르 타임즈> 전 편집국장을 통해 이뤄졌다.

그는 레슬링 챔피언 출신으로 정계 입문 후 도로교통개발부와 농업공업부 장관을 각각 역임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해 오는 7월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아시아엔> <매거진 N>과 단독인터뷰에 응하며 “아시아 각국의 중견기자들이 함께 만드는 아시아엔의 활동에 경의를 표하며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몽골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다. 남북한 양국 모두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몽골의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몽골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변하지 않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이를 절대 지지하고 재확인하는 바이다. 몽골은 남북정상회담의 긍정적인 결과에 환영하고 또 환영한다.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남북한 양국에 대해 계속해서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한반도 역사에 새 장을 여는 도전에 꼭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몽골의 대통령이자 최고 지도자로서, 몽골의 국가 비전은 무엇인가?

“몽골 사람들은 오랫동안 수많은 도전을 극복하며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는 민주주의 공화국을 세웠다. 오늘날 몽골 정부와 국민들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독립과 주권을 지키며, 후손들에게 평화와 번영을 넘겨주길 바라고 있다. 또 세계 각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몽골이 최근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 이같은 위기를 극복할 복안은 무엇인가?

“몽골의 경제활동은 전통적으로 목축과 농업에 기초해 왔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풍부하게 매장된 광물자원을 보고 외국인 투자자가 몰려왔다. 광산업 호황에 힘입어 2011년 국내 총생산성장률이 치솟았지만 경제성장률은 각각 1.2%, 5.1%에 그치고 지난해엔 크게 떨어졌다. 광산 프로젝트가 국민생활을 증진시킬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 동안 몽골의 총외채는 늘어나기만 했다.

광산분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까닭에 원자재가격이 세계시장에서 하락할 경우 몽골 경제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몽골정부는 한두 분야 혹은 단일시장에 덜 의존하도록 시장다각화 정책을 쓰고 있다. 특히 광산개발에 따른 수익을 사회 인프라 확대와 기술개발, 교육투자 등을 통해 일반 국민들에 돌아가도록 정책방향을 잡고 있다. 광산 분야에서 창출된 부를 경제활동에 어떻게 효과적이고 역동적으로 투입할 것인가도 정부과제 중 하나다.

몽골은 전통적인 주요 광업뿐 아니라 유기농 제품, 재생에너지, 관광산업 개발에도 잠재력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몽골정부는 수출상품을 다양화하고 특히 외국인들의 투자환경 개선에 어느 때보다도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다.”

-한국과 몽골은 오랫동안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또 양국은 미래 발전을 위해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지?

“몽골과 한국 양국은 상호발전에 각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두나라는 여러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관계의 틀 속에서 발전하고 있다. 한국은 무역과 투자에서 우리의 주요 파트너 중 하나다. 몽골 국민 4만명 이상이 한국에 장기 체류하고 있다. 또 상당수의 한국식당들이 울란바타르에서 영업하고 있다. 몽골 국민들은 한국의 질 높은 공산품과 텔레비전 드라마 그리고 한국어에 관심이 매우 많다. 이런 것들은 바로 양국이 얼마나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몽골의 광물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은 큰 장점 중 하나다. 반면 한국은 자원이 부족하다. 몽골은 광물 등 각종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방안을 갖고 있나?

“몽골인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교육 수준은 높은 편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자산들의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첨단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는 한국이 만들어낸 ‘한강의 기적’을 목격했다. 한국은 산업·과학·정보기술·무역·서비스 분야와 같은 수많은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몽골이 배울 점이 참 많다는 얘기다. 우리가 한국의 장점들을 본받아 우리의 장점과 적절히 통합시킨다면 훨씬 생산적이로 효율적이며 광범위한 협력관계를 통한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몽골과 한국 양국은 축산, 관광, 광업, 중소기업, 농업, 식품가공 부문에서 협력할 여지가 크다. 한국 투자자들은 몽골의 모직, 캐시미어, 가죽 등 원자재들에 부가가치를 높여 생산 및 수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께선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 그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달라.

“나는 작년 블라디보스톡 경제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문 대통령은 무척 따뜻한 분이다. 우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담을 했으며 매우 유익한 결과를 끌어냈다. 우리는 양국의 경제협력과 인적교류 등 광범위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께서 나를 한국에 초청한다고 말했다. 나의 한국방문은 몽골 미래 발전에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몽골의 오랜 과거와 가까운 미래상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우리나라는 미래 발전을 위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몽골은 150만km²의 광활한 국토에 가축과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우리는 유목민 생활양식과 문화를 수백년 유지해 왔다. 아마도 진정한 유목민 문화를 보존한 마지막 국가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역사와 문화를 지닌 우리 몽골은 1998년 지속가능개발 프로그램, 2011년 지속가능개발 국가 프로그램, 2016년 지속가능개발 가이드 라인 등을 각각 비준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주요 목적은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고, 법적·제도적 환경을 개선하며, 이웃 국가와의 교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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