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온 유학생 페데릭 홍 “낯설지만 특별한 문화 정”
PERSONALITY IN CREVICES AND CORNERS
[아시아엔=서의미 기자] “한국에서 여행 다니는 것과 실제로 사는 것은 많이 다르네요.” 4년 전 한국에 온 페데릭 홍(싱가포르·27)은 연세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있다. 같은 동양문화권 국가라 비슷할 줄 알았지만 막상 살아보니 한국과 싱가포르는 다른 점이 많다. 맨 처음 놀랐던 것은 쓰레기 분리수거. 재활용 되는 것들을 따로 구분해 배출하고,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도 각각에 맞는 봉투를 구매해 버려야 하는 것이 신기했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주된 거주공간인 아파트에선 쓰레기를 별다른 구분 없이 긴 배관으로 연결된 수거함에 버린다.
두 나라의 가장 큰 차이는 ‘정’이란 정서의 유무였다. 사전적인 의미에 따르면 ‘애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외국인이 겪으며 느낀 보다 정확한 의미는 타인에게까지 전해지는 ‘가족과 같은 애착’에 가깝다고 한다. 페데릭은 한국어를 정확히 구사하지 못하는 외국인이기에 난처한 상황에 놓일 때가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낯설지만 친절했던 한국인들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개인주의 문화가 발달한 곳에서 왔기 때문에 정이란 것을 한국에 와서 처음 접했다. 이러한 친절함에 어떻게 보답해야 하는지조차 혼란스러울 정도로 낯설었다.” 외국인에게 정이란 문화는 낯설지만 특별했다.
평범한 어느 날, 페데릭은 저렴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한 후 학교나 자취방에서 공부한다고 한다. 이러한 학구열만큼은 한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에서도 높다. 페데렉은 동아시아 문화권의 공통된 현상인 듯하다고 말한다. 물론 한국이 조금 더 치열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매일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 홀로 여행 다니는 것을 즐기는 그이기에 인터넷으로 항공표를 구매해 대구나 제주도 등지를 찾기도 한다. 한반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것은 그의 건전한 취미생활이다.
졸업 후엔 전공을 살려 외교부나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페데렉. “앞으로도 한국에 머물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