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시나씨가 말하는 ‘소사이어티게임 2’ 비하인드 스토리 ①

[아시아엔=이주형] 마니아 층의 열렬한 사랑을 받던 ‘소사이어티게임 2’가 지난주 금요일 막을 내렸습니다. 금요일 밤이면 습관적으로 ‘소사이어티게임 2’를 떠올리실 분들을 위해 게임의 출연자 알파고 시나씨 님과 11월 16일 목요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1시간반 ‘수다쟁이’ 알파고 시나씨 님과 나눈 ‘소사이어티게임’의 뒷 이야기를 두 편에 걸쳐 독자들께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알파고 시나씨 님. 독자들께 자기 소개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터키에서 온 알파고 시나씨입니다. 원래는 수학을 좋아해서 카이스트에서 공부하려고 2004년 9월 한국에 왔는데, 어학연수 동안 제가 숫자보다 글자를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서 충남대에서 정치외교학과 학사, 서울대 대학원에서 외교학과 석사를 공부했습니다.

한국에서 기자가 됐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기자가 됐나요?
서울대에서 석사를 하던 어느 여름 터키 대통령이 서울에 왔는데, 같이 방문했던 기자단 일행의 통역을 맡다가 좋은 기회를 얻어 지한통신사에 입사해 6년 동안 한국 특파원으로 일했어요. 특파원으로 일하는 동안 한국뿐만 아니라 주변국들과 분쟁지역들도 다녔죠.

방송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지한통신사에 들어가면서 방송활동을 시작했어요. 2010년부터요. 이른 시간에 방영됐던 아침뉴스들에 주로 나갔어요. 2014년 기자들의 하루를 담은 YTN ‘기사식당’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는데 박근혜 정권에 비판적이란 이유로 3회만에 폐지됐어요. 그래도 ‘기사식당’을 계기로 YTN과 인연을 맺게 돼 YTN의 아침 데일리 뉴스, 그 후에는 TV조선의 금요일 오후 2시 해외뉴스 등에 나가면서 뉴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시작했어요. 언젠가 한번은 경주에 촬영을 갔었는데 5, 60대 어머님들이 저를 알아보시며 “팬에요. 같이 사진 찍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출연했던 방송들의 시청연령이 높아서 저를 알아봐주신 것 같아요. 감사하면서도 신기했던 기억이에요.

주로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하셨는데, 예능프로에 출연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원래 예능프로그램은 안 나가려고 했어요, 제 본업은 기자니까. E채널 ‘용감한 기자들’도 나갈 생각이 없었는데 제작진 설득에 넘어가버렸네요. 그리고 얼마 안 있다 지한통신사가 없어지면서 프리랜서 기자가 되니까 생계 문제가 걸리더라고요. 괜찮은 예능프로그램 있으면 나가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가들과 연이 닿아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하게 됐어요.

최근 막 내린 ‘소사이어티게임 2’에서 맹활약 하셨죠. 어떤 계기로 출연하게 되셨나요?
‘비정상회담’ 출연 당시 저를 좋게 봐주신 작가분들이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외신기자들과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셨어요. 그런데 외신기자들 중에는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주로 중국, 일본 분들이라서 출연진이 다양하기 어려웠어요. 결국 그 프로그램이 엎어졌는데 작가진 중 한 분이 ‘소사이어티게임’에 합류하면서 시즌 1 섭외 제의를 받았어요. 소사이어티게임은 여타 예능프로그램들과는 다른 매력들이 있다고 느껴 출연을 고민했는데, 중앙아시아 출장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나갈 수 없었죠. 귀국 후 ‘소사이어티게임 1’을 봤는데 ‘해볼 만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나가지 못해 아쉽다’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러다 2016년 12월 KBS 촬영일로 사주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사주 보시는 분이 제게 “2017년 7월 유명해지면서 구설수에 오를 것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당시에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그 뜻을 알게 됐죠. ‘소사이어티 게임’ 시즌 2 출연은 제게 운명 같은 일이었어요. 지난 4월에 가족들과 강화도로 가족여행을 갔는데 처제가 “형부 ‘소사이어티게임 2’ 한다는데 안 나가세요?”라고 묻더라고요. 처제가 ‘지니어스 게임’ 같은 프로그램들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연락 받지 못했다. 연락 오면 해야지”라고 했는데 30분 정도 있다가 제작진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같이 하자고. 그렇게 ‘소사이어티게임 2’에 출연하게 됐어요.

촬영 전에 제작진과 따로 논의한 것이 있나요?
사전 미팅에서 제작진에 “욕심이 아예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욕심 때문에 배신하는 사람도 아니다. 방송에서 원하는 모습을 채워주지 못할 수 있다. 다른 방송인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게임에 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씀 드렸어요.

실제로 방송 초반 수동적인 이미지로 비춰지기도 했어요.
어쩔 수 없었어요, 전략이니까. 까불다간 광탈하기 십상이었거든요.(웃음)

외국인이라 불리한 부분은 없었나요?
엔강이형은 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이미 여러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익숙하기도 했고요.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출연자였죠. 반면 저는 “알파고가 진짜 이름이냐? 관심종자 아냐?”라는 편견과 싸워야 했어요. 이걸 극복해야만 게임을 즐기면서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극복하는 데만 며칠이 걸렸죠.

초반에는 그런 부분들이 보였어요.
3회 러시아 장기에서 이기면서 나아졌어요. “잘 할 수 있겠다”란 자신이 생겼거든요. 멤버들한테도 인정받기 시작했고요. 1차 주민교환 날이었어요. 그때 누구를 높동으로 보낼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그날 방송엔 나오지 않았지만 광재형이 면담하면서 묻더라고요. 누구 보내는 게 좋겠냐고. “누굴 보내도 바로 그쪽에서 바로 탈락시킬 거에요. 차라리 쉽게 버릴 수 없게끔 살아남을만한 사람을 보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시즌 1때 주민교환으로 마을을 옮겼어도 오래 남은 케이스가 있었잖아요. 자진하는 사람이 없으면 저를 보내셔도 되요. 저는 며칠이라도 버틸 수 있어요”라고 솔직하게 답했죠. 그러고 나서 천수형이 저를 따로 부르더니 안에서 무슨 얘기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한 대답들 그대로 말했더니 “너 우리 배신할거냐”고 하시더라고요. 좀 당황해서 그게 무슨 배신이냐고 반문하니 “어제 그렇게 잘해놓고 높동에 가면 배신이지. 가면 안돼. 넌 마동에 필요한 사람이야”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인정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어 고맙고 감사했어요.

첫번째 주민교환은 양팀의 유일했던 여성 리더가 마을을 옮긴 날이기도 했죠.
당시 마동 사람들은 마을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가고 있었는데 하늘이랑 광재형은 따로 연합을 맺은 상황이었어요. 태호 빼고는 다들 눈치채지 못했죠. 갈수록 그런 모습들이 드러났고, 그래서 하늘이가 높동으로 넘어가게 됐죠. MJ킴은 마동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여 우리가 같이 가자고 설득했는데 결국 자진탈락 비슷하게 원형마을을 떠나게 됐죠.

알파고 님의 명대사죠. ‘찾았습니다!’ 그때 상황을 설명해주세요.
‘찾았습니다’라고 외친 이유는 마을의 구성원으로 모두에게 알려야 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때 마동의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천수형, 새봄이, 준호, 저 4명이었어요. 지금까지도 이 사람들과의 대화방이 따로 있고, 밖에 나가서 제일 먼저 만난 사람들일 정도로 친해졌어요. 방송엔 많이 안 나왔지만 밤 늦게까지 마을의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를 구심점인 천수형한테 허심탄회하게 조언하고 그랬으니까요. 마을의 구성원인 제가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배신행위죠.

히든 힌트로 찾은 탈락 면제권이 아깝진 않았나요?
면제권을 찾은 것과 이것이 제게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는 다른 문제에요. 전 진짜로 필요 없었어요. 쪽지에 ‘당신의 운명이 바뀌었습니다’라고 써 있었잖아요. 읽는 순간 느꼈어요. ‘나한테 필요 없다’고. 그래서 “왜냐하면 저는 하루하루 살아남을 방식이 실력을 통해서이고 면제권을 통해서(가) 아니에요!”라고 말했고요.

8회분 ‘기억의 홀덤’에서 ‘갓파고’가 등장하죠.
그 이전에도 살짝 괜찮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웃음) 높동이 카드를 반씩 나눠서 외우는 전략을 준비해 왔는데 마동은 좀 더 앞선 전략을 준비해 갔어요. 제가 8줄의 반인 4줄이 아니라 두 줄 더 외워서 6줄을 외우는 거로요. 저는 태어나서 포커를 쳐 본 적도 없고 당연히 룰도 몰라요. 그래서 새봄이한테 “룰은 모르지만 기억력은 괜찮으니까 내가 두 줄 더 외우겠다”고 말했죠. 6줄에다 에이스랑 10, 높은 숫자들의 배치까지 외우고 게임에 들어갔어요. 본 게임 하다 보니까 중간 중간 카드 나올 때 나머지 배치도 다 외울 수 있을 거 같아서 3~4라운드때 전부 외워버렸어요. 덕분에 새봄이한테 카드 보낼 때 그 쪽 배치 상황에 맞춰서 카드를 보낼 수 있었죠. 이 전략이 특히 효과를 발휘한 것은 마동이 선공일 때였어요. 마동이 선공일 때 카드 뽑기가 저-우리-새봄-인영 순으로 진행되거든요. 근데 제가 우리가 외운 4줄이 아닌 새봄이랑 인영 누나가 외운 쪽에서 카드를 뽑아버리니까 인영 누나 차례 때 좋은 카드들이 남아 있을 수 없었죠. 방송엔 안 나왔지만 현장에서 인영 누나가 카드 뽑을 때 마다 ‘이미 선택된 카드입니다’라는 멘트가 몇 차례 나왔어요. 그때 ‘성공했구나’ 느꼈어요. 당시 인영 누나도 제가 그 쪽 줄 카드를 뽑아서 보내니까 정작 자신이 뽑을 카드가 없어 많이 당황했다고 하더라고요. 인영 누나 입장에서는 2:1로 싸우는 느낌이 들었을 거에요. 인영 누나한테는 개인적으로 미안한 게 꼭 저랑 게임 붙을 때는 운이 따르지 못해 제 실력을 발휘하시지 못한 거 같아요. 원래 게임 잘하시는 분인데도요.

9회분에서 원형마을은 두 번째 주민교환과 충격적인 탈락자를 맞이하게 되죠.
네 그때 마동에선 승옥이, 높동에선 유리가 마을을 옮겼어요. 승옥이가 옮길 때는 저희도 많이 안타까웠어요. 아홉 번째 챌린지 ‘멀티 카운트’ 결과는 저희 입장에서도 충격이었어요. 그 날 우리는 엔트리를 짜면서 3:2로 이길 거라고 확신했어요. 천수형이 현석이 막고 저랑 태호가 각각 라운드에서 이긴다는 전제 하에요. 그런데 몸싸움에서 천수형이 현석이한테 밀리니까 거기서 팀 전체의 멘탈이 나가버린 거에요. 변명이긴 하지만 저도 천수형 지는 순간 멘탈이 나가버려서 풀어야 할 문제를 놓쳐버렸죠. 멘탈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물론 천수형이었죠. 그날 밤 천수형이 “자존심 너무 상했다. 나가고 싶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제가 준호랑 민석이를 따로 불렀어요. 준호한테 “너가 리더니까 우리 죽어도 형을 탈락시키지 말자. 욕 좀 먹더라도 참자”고 했어요. 천수형은 마동의 중심이었으니까요. 그런데 태호가 몰래 유리에게 탈락면제권을 주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버렸죠.

이천수 님이 마동 구성원들에게 커다란 존재였군요.
가끔씩 사람들의 의견이 다를 수 있죠. 그러면 바로 중재해주고 하나로 뭉치게 해준 사람이 천수형이었어요. 하루 하루 챌린지에 지친 우리에게 기운도 북돋아 주고요. 다른 구성원들도 알고 있었죠. 천수형 나가면 마동 사회가 안 돌아간다는 것을. 그런 형이 나갔으니까 마동이 재미 없는 동네가 된 거에요. 분위기도 안 좋아졌고. 사실 출연 전에는 천수형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몰랐어요. 마동 들어가서도 그냥 ‘축구선수였구나’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같이 지내보면서 느낀 건데 천수형은 머리도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모든 면을 고려해서 생각하고 행동하거든요. 천수형이 전쟁이 잦았던 시기 태어났었으면 언제나 전쟁에서 승리하는 장군이었을 거에요.(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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