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산책] ‘안철수의 서재’엔 무슨 책이 있을까?
새 학기, 그대는 대학생활을 무슨 책을 읽으며 보내려는가?
새 봄, 당신 머리맡엔 무슨 책을 놓고 잠자리에 들 건가?
일단, 서울대융합대학원장 안철수 교수가 추천하는 책들은 어떨는지?
어려울 것 같다고? 절대 어렵지 않다! 안 교수는 이 시대에 남의 눈높이를 가장 잘 맞추는 이 가운데 으뜸에 드니까.
2011년 12월 나온 <안철수의 서재>(이채윤 지음, 푸른영토)는 안철수가 권하는 책들을 더욱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은 정보와 지혜 획득을 넘어 인내심을 기르는데도 큰 몫 한다는 전통적인 ‘독서이유’엔 조금 어긋나지만, 성격 급한 독자들에겐 ‘다이제스트판’도 우선 제법 쓸모가 있을 터다.
<안철수의 서재> 저자 이채윤은 “안철수는 삶과 비즈니스도 결국은 긴 호흡과 영혼의 승부임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 책을 진행하면서 그(안철수)의 영혼에 정신적 자양이 된 많은 명구를 발견했고, 또 그 영혼을 공유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안철수의 추천독서를 인생, 경영, 전략, 이 셋으로 나눈다.
그리고 각각의 범주를 나름대로 충족시켜주는 5권씩을 추천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저자 이채윤은 ‘인생의 책’ 편에서 안철수는 <학문의 즐거움>(히로나카 헤이스케)을 통해 “남보다 두세 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안철수의 서재>는 대입 수험생이 잘 고른 참고서와 같다.
가령 제2장 “경영의 서” 가운데 ‘100퍼센트 확신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돌진하라’ 편은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는 책을 추천하면서 이렇게 구성돼 있다. 제목과 필자가 밑줄 그은 몇 문장을 소개한다.
1. 기업은 CEO의 고민을 먹고 산다
1987년 인텔의 CEO가 된 그로브는 지독한 열정으로 인텔을 키웠다.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간섭자요, 조련사로 등장했다. 그는 조직을 아주 매섭게 휘어잡았다. 출근시간을 8시로 정하고 전날 아무리 늦게 일했더라도 무조건 8시 출근시간을 지키게 만들었다.···한가지 분명한 점은 회사는 CEO의 고민을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하는 존재라는 것이다.(124~125쪽)
2. 앤드류 그로브
독선적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합리적이었고 스스로 실천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존경받는 CEO였다. 그는 CEO가 된 후에도 직접 차를 몰았고, 출장을 가면 일반호텔에 묵었으며 체크인까지 본인의 손으로 했다.(126쪽)
3.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책은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내용을 잘 읽었다고 해서 그대가 그만큼 성장했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중요한 것은 그대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가 하는 것이다.(136쪽)
4. 철수 생각-고집과 애착, 타성을 경계하라
안철수는 앤드류 그로브를 자신의 마음 속 멘토로 받아들이고 수시로 CEO로서의 자신의 자세를 점검했다. 일시적인 성공에 취한 탓에 과도한 자신감으로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너리즘에 빠지지는 않았는지.(136쪽)
이쯤 되면 이 책이 얼마나 친절한지 짐작이 갈 것이다.
게다가 보너스가 더 있다. 부록으로 ‘안철수연구소 권장도서 28선’(333~335쪽)도 담고 있다. 여기엔 안철수 자신이 쓴 <영혼이 있는 승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등과 <마시멜로 이야기> <함께 일하고 싶은 팀장> <세계는 평평하다> 등의 제목이 저자명과 함께 열거돼 있다.
마지막 보너스도 빠지지 않는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함부로 쓰지 마라. 최선이란 말은 내 자신의 노력이 나를 감동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쓸 수 있는 말이다.”(조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