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남녀평등’ 주장한 티베트 여승들 “유리천장 깨고 싶다”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중국 서부 쓰촨성엔 세계 최대 티베트 불교학원인 라렁가 불교아카데미가 있다. 이곳의?여승 100명이 ‘페미니즘’과 남녀평등을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홍콩 <SCMP>가 15일 보도했다.
보수파 승려들은?페미니즘은 ‘서양철학’이며 티베트 불교의 전통과 역사에 부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여승들은 “페미니즘과 티베트 불교와 연관성이 있다”며 관련 서적을 시리즈로 출판하고 불교 잡지에 매년 기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부처의 마음’이란 의미의 필명을 가진 한 여승은 “불경을 보면, 여성과 남성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러한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부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라렁가 불교아카데미는 여성들도 불교학 박사학위를 동등하게 받을 수 있도록 허가해준 첫 번째 불교대학이지만, 여성과 남성이 한 공간에 있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
티베트 불교의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도 남녀평등을 가로막고 있다. 여성들은 남성과 같은 종교적 지위를 가질 수 없다. 또한 일반 남성 스님들은 주지스님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지만 여승들은 주지스님이 될 수 없다.
<SCMP>는 “이곳엔 결혼문제, 시어머니와의 갈등 이후 출가해야겠다고 결심한 비구니들이 대부분이다. 티베트 여성들의 삶은 그만큼 고달프다. 결혼 후 모든 일을 도맡아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 수없다”고 보도했다.
한편 티베트 정신지도자 달라이라마가 티베트 불교학적으로 양성평등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티베트 불교계에선 페미니즘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