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H&M 의류공장서 또 대형화재···’라나플라자 대참사’ 이후 달라진 게 없다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2일 방글라데시의 대규모 의류공장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건물에 있던 6천여명 대부분이 빨리 대피했지만, 4명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공장에는 글로벌 의류브랜드 H&M과 미국의 JC페니(JC Penny) 의류를 제조하는 하청업체가 입주해 있었으며, 지난 1월29일 8층의 한 공장에서도 한 차례 화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해외브랜드가 값싼 노동력 등의 이점으로 방글라데시에 많은 공장을 두고 있지만, 사건사고가 늘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이번 대형화재로 2013년 ‘라나플라자 붕괴’ 이후 방글라데시 노동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근교에 위치한 대규모 의류공장이었던 라나플라자는 건물붕괴로 1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대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한편 노동자권익보호를 위한 인도의 한 비영리단체에 따르면 H&M 의류공장 근로자들은 노예와 다름없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좁은 숙소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허락 없이 마음대로 외출할 수도 없다.

또한, 지난 29일 방글라데시 의류공장을 대상으로 발표된 근로자권익보호센터는 보고서에서 “방글라데시 내 H&M 하청업체 중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공장 모두 개보수일정이 늦춰졌다”며 “전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비상탈출구 개수가 아직도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이 단체가 실시한 조사 대상 공장이 방글라데시 전역 H&M 하청업체의 4분의1에 불과해, 실제 공장환경 개선은 더욱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H&M 대변인은 “비상 탈출구는 의류공장에서 필수적인 요소”라면서 “현재 하청공장에서는 안전기준에 따라 비상대피로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지만, 새 안전기준에 맞추기 위한 개보수 일정이 남아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현재 국제통합제조산별노련(IndustriALL)과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으며 남은 과제 해결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라나플라자 붕괴’ 이후 H&M을 포함해 아디다스, 아베크롬비앤피치 등 많은 유명브랜드가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환경개선을 위한 안전기준협약에 서명한지도 어언 2년이 넘었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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