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소개된 인도네시아 파푸아섬, 천혜의 자연 뒤 숨겨진 논란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11일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 출신 키키가 파푸아섬에 사는 다니족을 소개하며 ‘파푸아섬’이 화제로 떠올랐다. 키키는 “파푸아 섬의 다니족은 아직도 원시 부족 생활을 한다”며 “남자는 중요 부분만 가리고 옷을 입지 않는다”고 전했다.
파푸아섬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섬인 뉴기니섬의 서쪽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동경 141°를 기준으로 동부는 파푸아뉴기니, 서부는 인도네시아 영토로 구분한다.
천혜의 자연과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파푸아섬은 늘 세간의 관심거리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금광과 세번째로 큰 구리 광산을 보유한 이곳은 오래부터 인도네시아로부터의 분리독립을 두고 갈등을 빚어오기도 했다. 때문에 해외 각국 기자들이 파푸아섬을 취재하기 위해 안간힘을 벌이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들이 그리 달갑지 않다.
그간 외신기자들은 파푸아섬을 취재하기 위해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 허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파푸아섬은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정부로부터 출입허가를 받아야 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알려리는 이들과 이를 막으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2015년 10월, 프랑스에서 파푸아 섬 원주민 간 갈등을 그려낸 다큐멘터리 ‘파푸아 섬의 잊혀진 전쟁’이 방영됐다. 태국에서 활동하는 프랑스 출신 시릴 페이앙 기자가 공식 허가를 받고 파푸아섬을 취재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자마자 인도네시아 주재 프랑스대사가 인도네시아 외무부의 호출을 받으며 논란이 됐다.
이후 페이앙 기자는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페르소나 논 그라타’, 즉 외교상 기피인물로 낙인찍혔다. 그는 또다른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에 비자 신청을 냈지만, 지난주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언론자유수호단체 ‘국경없는기자회’(RWB)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향해 “언론의 파푸아섬 취재를 허가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하며 “이번 일은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2015 세계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총 40.99점을 받아 총 180개국 가운데 태국과 브루나이에 이어 138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