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풍자 사우디 코미디 ‘셀피’, 아랍서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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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아시라프 달리 아시아엔 중동지부장] 한동안 잠잠했던 IS가 다시 활개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들을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터키와도 전면전을 벌이는 등 여전히 중동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이런 IS의 행보에 반기를 들 듯, 최근 아랍의 사우디에선 한 코미디언이 IS를 풍자하는 코미디물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세르 알 카사비(Nasser al-Qasabi)는 아랍사회를 풍자하는 코미디 프로그램 ‘타시 마 타시(Tash Ma Tash)’로 유명한 사우디 코미디언이다. 그는 이번 라마단 기간에 ‘셀피(Selfie)’라는 새로운 코미디 시리즈물에 출연해 주목 받고 있다.
Nasser-Al-Qasabi

사우디에선 코미디언들이 사회와 전통을 풍자하는 게 낯선 풍경은 아니다. 심지어 이슬람 율법을 놓고 서로 대립하는 이슬람집단을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알 카사비의 ‘셀피’ 출연이 화제가 됐던 것은 바로 두 번째 에피소드의 내용 때문이었다. 여기서 알 카사비는 시리아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에 가담한 아들을 찾으러 나서는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아들을 찾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을 그린 이 에피소드는 IS를 통렬히 비판한다.

이 쇼의 다른 에피소드에서도 IS 대원들은 우스꽝스럽게 묘사된다. IS 추종자들이 알 카사비에게 살해협박을 한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알 카사비는 이에 대해 “신이 나를 돌봐주실 것이다. 나는 희극인이다. 희극인의 역할은 사회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대가를 치러야 할지라도 말이다”라며 응수했다.

아랍 언론들은 ‘셀피’와 IS의 갈등을 일제히 보도했고, 전세계 역시 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쿠웨이트 유명가수 샴스(Shams)는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몇 년 동안 알자지라, 알아라비아 방송은 IS의 무자비함을 보도해왔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셀피’가 방영된 지 20분만에 사람들은 엄청난 반응을 보였다”라고 언급하며 알 카사비를 지지했다.

‘셀피 사건’은 알 카사비와 IS만의 싸움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싸움이다. 인류의 문화유산과 삶을 파괴하는 IS에 맞서는 그를 지지해야 한다. 번역 김아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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