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틀에 한명 꼴로 사형집행···사형수 50%는 ‘외국인’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 동안 이틀에 한 명꼴로 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이하 엠네스티)는 25일 발행한 ‘정의라는 이름의 살인’(Killing In the Name of Justice)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사우디가 지난 1년간 최소 175명을 사형시켰다”며 “1985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진 최소 2208명이 사형됐다”고 밝혔다. 올해 사형된 수감자는 109명. 지난해 사형당한 범죄자 수가 83명인 것을 감안하면 대폭 증가한 수치다.

사우디는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해석·적용하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살인, 강간, 마약밀수뿐만 아니라 간통, 배교(背敎)와 같은 범죄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고 있다. 또한 18세 이하 미성년 범죄자에 대해서도 사형집행이 가능하다.

사형집행 대부분은 ‘참수’ 형태로 이뤄지며, 이들 중 일부는 화형을 당한다. 또한 사우디 당국은 범죄방지 목적으로 사형당한 시체 일부를 대중에게 공개하기도 한다.

엠네스티는 사우디가 수감자들에게 가혹한 고문으로 자백을 받아내고, 사형선고를 내린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사우디 당국은 두 형제를 대마초 밀수혐의로 붙잡아 고문을 한 뒤 자백을 받아냈다. 결국 이 형제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엠네스티는 사실확인을 위해 사우디 내무부·법무부 장관들과 접촉 하려 했으나 아무 답변도 듣지 못했다.?사우디 당국도 잡음을 피하기 위해 엠네스티 소속 연구원들의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한편 지난 30년간 사형집행을 받은 범죄자 중 절반이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엠네스티는 “많은 사형수들이 아랍어가 서툴러 법원에서 재판상황을 알아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사형수 중 30%는 마약밀수범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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