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생각] 반기문 총장께 드리는 제언, 70억 인류 1달러씩 모아 지구촌 구하시길
존경하는 반기문 사무총장님.
8대에 이어 9대 유엔사무총장 직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계시다는 평가가 많아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17개월 남은 임기, 마무리 잘 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총장님, 기억나시는지요? 유엔으로 출국하시기 전날, 그러니까 2006년 11월1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총장님 환송회연에서 두가지 ‘인상적인 사건’이 있었지요. 하나는 고은 시인이 총장님께 호를 선사했지요. ‘석운’(昔雲). 시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녁 ‘석’자는 ‘오래된’이란 뜻도 있어요. 오랜 꿈을 이루셨으니 꼭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환송연이 끝날 무렵 조중건 대한항공 고문이 축하노래를 불렀죠. 조 고문은 객석을 옮겨다니며 ‘이별의 노래’를 3절부터 거꾸로 부르곤 무대 앞에서 마무리했지요. 3절 가사는 이렇습니다.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우리라 /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존경하는 반기문 총장님.
2007년 1월21일 밤, 임시공관으로 초대해주신 총장님과 차를 마시며 이런 얘기를 주고 받았지요. “퇴임 후 반기문재단을 만드시면 좋겠습니다.” “내가 무슨 돈이 있어야지요? 수천억 들 텐데…” “전세계인이 1달러씩만 모으면 60억달러,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아, 그럴 수 있겠네요.” “몇 사람이 큰 돈 내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십시일반 모으는 게 훨씬 가치도 있고 보람도 많겠지요.”
어느 외신 여기자가 총장님 별명을 Slippery Eel이라고 붙여주었다며 그리 싫어하지 않으셨지요?
아마 내년 가을쯤 되면 한국에서 총장님 부르는 소리가 하나둘 들려올지 모릅니다. 그때 총장님 그 별명대로 하시면 어떨까요?
한반도의 남쪽 문제도 무척 중요하지요. 하지만 한반도 전체와 동북아시아 나아가 기후변화, 전쟁과 분쟁, 종교갈등, 질병과 기아로 신음하는 지구촌을 살리는 일이 총장님께는 훨씬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총장님께선 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갖고 활동하시는 분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반기문재단 설립,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전세계에 유래없는 ‘1인1달러 모금운동’의 기적은 반드시 현실이 될 거라 믿습니다. 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보람된 일입니까?
총장님. 제가 좋아하는 싯구로 편지를 마칩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2015년 7월27일 <아시아엔> 발행인 이상기 드림
*추신=2011년 11월 11일 저희 <아시아엔> 창간 때 총장님께서 보내주신 축하문을 여기 옮기니 가슴이 뜨거워 집니다.
아시아기자협회의 AsiaN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이 지역 최초의 온라인 매체로서 AsiaN은 출범합니다.
이는 아시아가 세계경제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늘날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지역 국가들의 지속적인 번영과 투자는 전 세계 수백만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는데 기여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하고 역동적인 아시아의 모습은 전 세계가 새천년 개발목표를 이루어 나가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실업과 불평등으로부터 기후변화의 점증하는 위협에 이르기까지 더욱 복잡한 현실적 문제들과 부딪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계 평화와 번영 그리고 자유와 정의를 지속적으로 확고하게 다져가는 것은 우리들이 당면하고 있는 공동의제이자 목표입니다.
AsiaN은 이러한 우리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다루어 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가 국민을 억압하고 감시에서 벗어나려 할 때, 공정하고 자유로운 언론은 이러한 잘못들을 폭로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유지하는 강력한 수단이며 사람들이 차별과 소외를 당할 때 그들이 처한 곤경을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긴급한 문제들이 산적한 이 때, AsiaN은 자유로운 아이디어와 정보의 교류를 통하여 이 지역 국가 및 사람들 간에 공통의 목표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기여할 것입니다.
저는 아시아는 물론 UN과 UN의 전 세계적인 사명에 대하여 정확하고 신속한 소식을 보도하고자 하는 AsiaN의 목표를 지지합니다. 또한 AsiaN이 최고의 저널리즘과 다양한 견해를 통하여 인류에 귀중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시 한번 AsiaN의 발전과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UN 사무총장 반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