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2일 ‘아름다운 마음展’ 앞둔 이장호 아트앤러브 대표 “전시회 수익금은 봉사·기부에 활용”
[아시아엔=인터뷰 최정아 기자, 사진 라훌 아이자즈 기자] 전시회를 목전에 둔 서초구 방배동 ‘아트앤러브’(Art and Love) 작업실엔 활기가 넘쳤다. 이곳 회원들은 ‘하나뿐인 지구’를 주제로 8월12일부터 5일간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제6회 ‘아름다운 마음展’ 막바지 준비작업으로 분주했다. 올해로 6살을 맞은 예술봉사단체 아트앤러브는 사무실이 따로 없다. 대신 회원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작업하며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작업실’이 있다. 이 공간은 딱딱한 사무실이 아닌 봉사를 하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 ‘봉사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허브’로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금은 100명이 넘는 회원들과 함께 유명 아트센터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아트앤러브지만 시작부터 화려하진 않았다.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이장호(24) 아트앤러브 대표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마음展’이란 이름의 미술전시회를 기획했다. 아트앤러브의 첫 시작이었다.
“고3때 친구 10명과 함께 대치동 강남구민회관에서 첫 ‘아름다운 마음展’을 열었어요. 저처럼 평소 그림과 봉사에 관심이 있던 친구들이었죠. 함께 전단지도 만들어 대치동 길거리에서 전시회 홍보도 했어요. 그땐 참가자가 거의 없어서 같은 반 친구들뿐만 아니라 친구의 동생이 그린 그림까지 받아서 전시회를 꾸렸어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연령대가 다양했죠. 참가자 모두 그림을 전공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어린 학생들이 모여 전시회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것이 의미 있었어요. 비록 대관료 때문에 수익은 거의 남지 않았지만요.(웃음)”
2010년 첫 전시회 이후 6년이 지난 지금, 아트앤러브는 말 그대로 ‘폭풍성장’했다. 회원수는 100명을 훌쩍 넘겼으며 월드비전,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 등 봉사단체와 함께 국내외 봉사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이들은 월드비전을 통해 미얀마 메솟난민촌, 아프리카 케냐 등에 미술용품을 기부해서 그 곳 아이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세계예술의 중심, 미국 뉴욕에서 해외전도 가졌다. 기성작가가 아닌 아마추어 학생작가들이 주도하는 전시회가 해외전을 갖는 일은 거의 드물다. 한 회원의 제안으로 2013년부터 열린 ‘아름다운 마음展’ 뉴욕전시회는 오는 11월24일부터 일주일간 뉴욕 플러싱타운홀(Flushing Town Hall)에서 열릴 예정이다. “저희 단체와 다른 봉사단체와 조금 다른 점이 있어요. 저희 단체는 참여자들의 ‘능동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봉사 아이디어를 제안하죠. 예를 들면 한 회원이 저희 단체에 ‘봉사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면, 임원진 회의를 거쳐 실천에 옮겨요. 사실 뉴욕전시회도 한 회원이 제안한 아이디어였어요. 뉴욕에서 살고 있던 한 회원이 ‘아름다운 마음展’ 뉴욕전시회를 열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 거죠. 아마추어 작가 작품이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현지 반응이 좋았어요. 아마도 프로의 작품에선 느낄 수 없는 학생들의 순수함 때문에 눈길을 끈 것 같아요.”
친구 동생까지 동원해 전시회 작품을 모았던 것이 6년 전. 이젠 참가작품을 신청 받는다. 단, 아트앤러브는 전시회 작품을 직접 선정하지 않고 ‘선착순’으로 120개 작품까지 받는다. 작품성보다는 작품기부를 통해 봉사를 하고자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보는 것이다.
“1회 때부터 회원수가 조금씩 늘다가 지난해 갑자기 많아졌죠. 작년부터 참가작품을 선착순으로 끊고 있어요. 대부분 아마추어 학생작가들이지만 정말 소중한 작품들이거든요. 누군가에겐 첫 작품일 수도 있고요. 작품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정말 잘 관리해야 해요. 그리고 저희는 작품에 점수를 매겨 선정하진 않아요. 모두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작품에 점수를 매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대신 조금 일찍 신청해주신 분들께 먼저 기회를 주고 있죠.”
인터뷰 중 작업실에서 만난 서해석(19) 홍보팀장은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고3’이다. 올해로 아트앤러브와 함께한지 3년째다. 수능준비로 바쁘지만 봉사 및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보니 어느새 아트앤러브의 홍보을 도맡고 있었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공부와 병행하느라 힘들진 않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서해석 홍보팀장은 “전혀요. 정말 재밌어요”라고 말한다.
“아트앤러브는 회원들이 구성원으로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전시장에 걸린 자신의 작품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해할 수 있도록 말이죠. 임원진은 회원들이 더욱 능동적으로 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하려고 해요. 사실 저희 전시회 참가자들의 연령대도 유치원생부터 10대 청소년, 대학생까지 다양해요. 어린 친구들도 참여하다 보니 전시회를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어린 친구들의 ‘첫 작품’이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때,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요. 전시회를 계기로 봉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한 친구들을 볼 때도 보람을 느끼죠.”
회원들이 느끼는 자부심과 보람을 ‘원동력’으로 자라온 아트앤러브는 단순히 작품전시를 넘어서 ‘쌀나눔봉사’ ‘예술재능나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다양한 단체들과 협업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겨울 진행한 구룡마을 쌀나눔봉사도 고려대 사진동아리와 함께해 더욱 아름다웠다.
“저희 활동이 있을 때마다 고려대 사진동아리에서 무료로 촬영해주고 있어요. 때마침 고려대 사진동아리 분들이 구룡마을로 출사를 간다고 해서 ‘함께 봉사활동하면 어떻겠냐’고 ‘급제안’했고, 쌀나눔 봉사를 공동으로 기획하게 됐어요. 이렇게 갑자기 봉사가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요.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 무용 쪽으로도 영역을 넓힐 예정이에요. 물론 다른 분들과 협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아름다운 마음展’ 오프닝 때마다 자선공연을 하는 인디밴드가 있는데, 저희와 함께 새로운 봉사활동을 기획중이니 기대해주세요.(웃음)”
이장호 대표에게 봉사란 ‘놀이’다. 그는 봉사란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그리고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시절 필수 봉사시간을 채우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저도 모르게 봉사를 진심이 아닌 ‘수박 겉핥기’식으로 시간이나 때울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봉사는 의무가 아니에요. 오히려 다른 누군가와 부담 없이 함께 즐기는 일종의 ‘놀이문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친구들한테 ‘어디서 쌀나눔 봉사한다는데 도와주러 갈까?’라고 제안하는 것처럼 말이죠. 봉사도 일상에서 부담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주제가 될 수 있어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과 ‘아름다운 마음展’을 기획한 것처럼요. 봉사는 어려운 일이 아닌,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문화임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아트앤러브는 회원들이 보내온 후원금에서 대관료, 홍보비 등 활동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국제구호단제와 기부단체에 전달하고 있다. 아트앤러브가 전하는 ‘아름다운 마음’에 동참하고 싶다면? 아트앤러브의 ‘아름다운 마음展’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아트앤러브에 참가신청을 하고 후원금을 보내면 된다. 후원금액도 부담 없는 ‘자유’다! 아트앤러브 (02) 6230-3498, www.facebook.com/artandlov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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