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상장 대기업 CEO 작년 연봉, 직원의 150배···1998년 47배·2009년 120배서 급증
[아시아엔=편집국]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된 대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원들보다 150배나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불평등 완화를 주창하는 시민단체 ‘고임금센터'(High Pay Centre and Manifest)가 FTSE 100 지수 편입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CEO 보수와 직원 1인당 인건비 간 격차가 지난해 149배로 파악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 기업의 1인당 인건비는 2만2천 파운드(약 3800만원)였다. 1인당 인건비는 직원들의 실제 연봉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1998년과 2009년에 이 비율이 47배, 120배였던 점에 비춰보면 ‘슈퍼 리치’와 보통 샐러리맨 사이에 보수 격차가 더욱 커지는 추세는 뚜렷해 보인다.
세계 최대 광고그룹 WPP의 마르틴 소렐 CEO는 지난해 연봉이 4290만 파운드(약 742억원)였다. 직원들 인건비의 810배에 해당한다.
여행업체 ‘Tui Travel’ 피터 롱 CEO는 433배 많은 1천330만 파운드(약 230억원)의 연봉을 손에 쥐었다.
이외 ‘ABF’, ‘콤파스 그룹'(Compass Group), ‘넥스트'(Next) CEO들도 421~359배 많은 연봉을 받았다.
고임금센터의 루크 힐디야드 부소장은 “CEO들과 직원들 간 보수 격차 확대는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그 다음엔 기업의 성과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기업가협회(IOD) 시몬 워커 사무총장도 “일부 CEO가 받는 (높은) 보수가 CEO와 직원들 관계를 망가뜨리는 주된 요인 중 하나”라면서 “재원이 기업에 재투자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EO에 대한 지나친 보수와 단기적 인센티브 제공이 영국의 생산성 급락 요인 중 하나라고 그는 덧붙였다.
2007년 이래 영국은 직원 1인당 생산이 0.4% 상승해 미국(8.6%)과 프랑스(2.4%)에 크게 뒤처졌다.
고임금센터는 CEO와 직원들 간 정확한 연봉 격차를 공개해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해 도입된 개혁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은 2013년 기업들이 연례보고서에 등기이사 개별 보수를 공개토록 했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많이 둔 슈퍼마켓 기업이 연구·개발(R&D) 중심 기업에 비해 CEO와 직원 간 연봉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성공에 CEO의 능력이 영향을 주는 만큼 최고의 성과를 낸 CEO에게 높은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