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지교’서 ‘이판사판’된 성완종과 이완구

수어지교(水魚之交): 물고기가 물이 있어야 살 수 있는 것같이 서로 끊을 수 없는 친밀한 사이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우정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 이 시대에는 우정이란 아름다운 가치가 많이 실종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우정이라는 나무는 사랑과 믿음과 신의가 전제 되어야만 존재하는 덕목이다. 나무는 언제나 소중히 다루고, 잘 가꾸어야 하며, 비바람에도 가지가 꺾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지 않으면 고이자랄 수 없다.

그러나 행여 잘못 다뤄 부러지기라도 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부러지기 전의 나무는 아름답고 소중하다. 부러진 나무는 여지없이 비수가 되어 나를 향하게 된다. 저 역시 한 동네에서 자라고 같은 중고교를 나온 절친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나무는 여지없이 태풍 앞에 꺾이고 상처입어 마침내 사라진 아픔을 겪은 바가 있다.

그런데 세상엔 아름다운 우정이란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는 너무나 아름다운 나무가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덕화만발’ 카페의 ‘회원자유게시판에 고본주님이 올려주신 ‘친구’라는 제목의 글이 가슴을 울린다. 우정은 이 정도가 되어야 가히 우정이라 말할 수 있다.

“두 친구가 있었다.

친구 갑: 넌 나를 위해 목숨을 내놓을 수 있어?

친구 을: 그럼!

갑: 그럼 네 여자 친구를 내게 줄 수 있어?

을: 그러지 뭘!

그래서 갑은 을의 여자친구랑 결혼을 했다. 그런데 잘 나가던 을은 사업이 망했다. 그래서 갑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 하지만 갑은 비서를 통해 을에게 없다고 전달하라 했다.

을은 몹시 실망하고 다신 갑을 안보기로 했다. 식식대며 나와서 가다가 길가에 쓰러진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을은 할아버지를 병원으로 모셔다 드리고 치료를 받게 했다. 할아버지는 고맙다고 재산의 절반을 을에게 주었다. 을은 그 돈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재기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거지 할머니가 문을 두드리며 먹을 것을 구걸하였다. 을은 보기 딱해서 할머니께 가정부 일을 부탁했다. 둘은 모자처럼 잘 지냈다. 어느 날 할머니가 좋은 아가씨가 있다며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을은 거절하기 미안해서 만났다. 서로 한눈에 반했고 결혼 약속을 했다.

혼인식에는 갑만 빼고 주변 사람들을 다 불렀다. 하지만 결국엔 맘에 걸려 갑도 초대했다. 을은 마이크를 잡더니 ‘저에게 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전 그 친구를 위해 제 여자친구를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제가 사업에 실패했을 때 저를 나 몰라라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가만히 앉아있던 갑이 마이크를 잡았다. ‘저에게도 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여인이 기생인 줄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전 그 친구 명예에 흠집이 갈까 봐 그 친구의 여자친구와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사업에 실패하고 절 찾아왔습니다. 전 소중한 제 친구를 저의 부하로 둘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아버님을 길가에 쓰러진 척 연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전 그 친구가 아버지를 구해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재산의 반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전 또 제 어머님을 거지로 변장 시켜 그 친구네 가사 도우미를 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 친여동생을 그와 결혼하게 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신부는 바로 제 친여동생입니다.’

이런 친구 어디 없을까? 이런 우정의 나무를 나타내는 ‘사자성어’가 많다.

1. 간담상조(肝膽相照). 간과 쓸개를 서로 내보이며 서로 마음을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 사이를 말한다.

2. 관포지교(管鮑之交). 친구 사이의 매우 다정하고 허물없는 교제를 비유한 말이다.

3. 교칠지심(膠漆之心). 아교(膠)와 옻칠(漆)처럼 끈끈한 사귐으로 떨어질 수 없는 교분을 이른다.

4. 금란지교(金蘭之交). 벗함이 쇠보다 굳을 뿐 아니라 그 향기 또한 난초와 같다.

5. 금석지교(金石之交). 쇠와 돌처럼 변함없는 굳은 사귐을 말한다.

6. 낙월옥량(落月屋梁). 벗을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뜻이다.

7. 단금지교(斷金之交). 친구간의 두터운 교분. 쇠붙이도 끊을 만큼 단단한 우정을 말한다.

8. 막역지우(莫逆之友). 마음이 맞아 서로 거스르는 일이 없이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친밀한 벗이다.

9. 문경지교(刎頸之交). 목을 벨 정도의 위험에 처해도 생사를 같이 할 절친한 우정을 일컫는다.

10. 수어지교(水魚之交). 물고기가 물이 있어야 살 수 있는 것같이 서로 끊을 수 없는 친밀한 사이를 뜻한다.

우정이라는 나무는 도(道)와 덕(德)이 바탕이 되어야 낙락장송으로 클 수 있다. 그 나무는 무엇보다 내가 먼저 가꾸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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