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복합할부금융 아예 없애고 싶나
카드사와 수수료 인하 요구하며 개별협상 돌입
[아시아엔=박영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인하에 대해 카드사별로 개별협상에 접어들었다.
카드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무리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며 간접적으로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보이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카드사들과 개별 접촉을 통해 복합할부금융 상품의 수수료율 인하와 관련된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이 캐피탈사의 할부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카드사가 개입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소비자가 할부로 자동차를 구매하면 캐피탈사가 고객 대신 카드사에 결제금액을 내고, 고객은 캐피탈사에 할부금을 갚아 나가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각 카드사에 1.9%내외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복합할부금융 상품의 수수료율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이에 따라 이달 말 가맹점 계약이 만료되는 KB카드의 협상 결과가 추후 진행될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 타 카드사와의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현대차가 요구하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난 2012년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정하는 수수료 산정 기준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대형 가맹점이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요구하고 카드사가 이를 받아주는 경우 금융당국은 행정지도로 해당 카드사에 영업정지까지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복합할부금융 상품 폐지에 실패하면서 무리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해 카드사가 복합할부 상품을 취급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이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요구하고 카드사가 이를 받아주면 금융당국은 행정지도로 해당 카드사에 영업정지까지 내릴 수 있다”며 “대형 가맹점이 수수료 인하를 원한다면 금융당국이 인정할 만한 합당한 이유를 가져와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현대차의 수수료율 인하 제안을 여전법이 허용하는 수준에서 수용하더라도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드사 관계자는 “복합할부금융 시장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나 카드사들도 쉽게 가맹 계약을 해지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 카드사와 캐피탈사, 딜러, 고객이 수수료율을 나누는 지금 같은 구조에서 현재보다 카드 수수료율이 줄어들면 카드사에서는 역마진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상품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