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보험료 인상 불가피, “연말 절판마케팅 우려”
표준이율 인하 따라 최대 10% 가량 오를 듯
[아시아엔=이진성 기자] 내년부터 보험료가 10%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보험사의 표준이율이 시중금리 추이를 반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역마진이나 책임준비금 여부에 따라 비슷한 상품이라도 보험료 차이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1일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발표한 ‘보험혁신 및 건전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이런 내용으로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지난 29일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회사의 책임준비금에 적용되는 표준이율의 산정 방식이 시중금리 추이를 반영하도록 바뀐다. 표준이율은 보험사 간의 과도한 경쟁과 보험금 지급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보험료 규제가 될 수 있도록 금융 당국이 보험사들의 책임준비금에 적용하는 이율을 말한다.
현재 보험업의 표준이율은 3.5%를 기반으로 산정된다. 표준이율을 내리게 되면 보유해야 할 책임준비금의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이 떄문에 보험사는 상승한 만큼의 비용을 더 축적해야 유리하다. 결국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표준이율이 시중금리 추이를 반영해 3.25%로 낮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표준이율이 0.25% 인하될 경우 보험료는 각 보험사 상품별로 최대 10%까지 인상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지급여력비율이 150% 이상인 보험사는 표준이율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지급여력비율이 150%가 넘는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은 표준이율을 낮추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표준이율을 낮추지 않아도 되는 대형 보험사들이 중소형 보험사들보다도 보험료를 더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사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는 고객을 더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반면 역마진 위험이 높은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은 지급여력비율이 150% 이상이지만 표준이율을 낮춰 보험료를 인상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표준이율이 0.25% 하락할 경우 일반적으로 보험료는 3~5% 인상된다”며 “시중금리를 반영하기 때문에 각 보험사에서 산정하는 표준이율은 이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변경될 경험생명표까지 반영될 경우 암보험과 종신보험 등의 보험료는 10%수준까지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보사 고위 관계자는 “내년에는 경험생명표도 변경된다. 이에 과거 확정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한 대형 생보사의 경우 표준이율 변경으로 보험료를 적극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며 “제8차 경험생명표가 적용될 경우 연금보험 등은 보험료가 올라가고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은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험생명표보다 표준이율 인하 이슈가 더 크기 때문에 생명보험 전체적으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보험료 인상 직전인 올해 말부터 생명보험사들의 절판마케팅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대형보험사 설계사는 “보험료 인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설계사들은 절판마케팅을 시작한다”며 “보험사가 절판마케팅을 지시하진 않지만 설계사들의 판매하는 방법에 대해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절판마케팅이 가열되면 보험 상품의 보장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불완전판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