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에 다시 한번 기회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위기에 몰렸던 팬택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통한 정상화 기회를 다시 한 번 갖게 됐다.
31일 채권단에 따르면 우리, 농협 등 주요 채권은행들이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팬택 정상화 방안 수정안에 찬성 입장을 전달했다.
산은(채권액 비중 43%)과 우리(32%), 농협(16%) 등 3개 채권은행이 수정안에 찬성 의사를 표시하면서 채권액 기준 75% 이상인 가결 요건은 이미 충족하게 됐다.
수정안이 사실상 가결된 셈이지만 산은 측은 채권기관의 입장이 모두 집계된 뒤 가결 여부를 공식적으로 각 기관에 통보한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31일 오후 5시 현재 산업, 우리, 농협이 동의해 가결 요건은 충족한 상황이나 채무재조정안 가결 여부는 8월 1일 이후 각 채권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이통사들은 채권단이 요구한 1천8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거부하는 대신 팬택에 상거래채권 상환을 2년간 유예해주기로 했고, 산은은 29일 이통사들의 제안을 반영한 채권재조정안을 채권단에 다시 부의했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 4일 이통 3사의 출자전환 참여를 전제로 하는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택했으나, 이통사가 출자전환과 구입물량 보장에 동의하지 않아 정상화 방안에 따른 채무조정은 여태껏 이뤄지지 않아왔다.
당시 경영정상화 방안은 채권단이 3천억원, 이통 3사가 1천800억원의 채권을 팬택에 출자전환하고, 채권단은 원금상환 유예와 이자율 인하 등의 조치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통사는 팬택 제품에 대한 최소 구입물량을 보장한다는 사항도 담겼다.
채권단이 채무재조정안을 사실상 가결하고 통보 절차만 남겨두게 됨에 따라 팬택은 본격적인 워크아웃에 따른 정상화 작업에 들어설 전망이다.
팬택으로서는 법정관리 대신 워크아웃을 속개하게 돼 한시름을 덜었지만 신규 물량 공급과 협력사 대금 지급 등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남은 재고가 많다는 이유로 현재 팬택의 제품 추가구입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팬택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