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운명 SKT 등 이통사 손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진행 중인 팬택 채권단이 이동통신 3사의 출자전환 참여를 조건으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가결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4일 “현재까지 채권단 75% 이상이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에 조건부로 찬성한다는 의견을 표명해와 정상화 방안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앞서 채권단은 유동성 악화를 겪고 있는 팬택이 지난 3월 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채권금융기관 3천억원, 이동통신사 1800억원 등 총 48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골자로 하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채권단이 이날 경영정상화 방안을 가결했지만 이동통신사가 동참을 거부할 경우에는 무효화될 수밖에 없는 의결인 셈이다.
그러나 8일까지 이동통신사들이 출자전환 참여 의사를 표명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의 결의는 무효화되고 팬택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통사의 동참 결정이 경영정상화 방안의 존폐를 가를 핵심 사안임에도 채권단이 이날 조건부 가결을 강행한 것은 4일이 팬택에 대한 채무상환 유예 마감시한이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법적 마감 시한이 도래함에 따라 채권단이 일단 조건부로 승인한다는 안건을 의결한 것”이라며 “이통사에는 8일까지 참여 가부를 밝혀달라고 의사를 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이 의사결정에 시일이 더 필요하다는 필요하다는 이통사의 입장을 고려해 사실상 결정 마감 시한을 4일 더 유예해 준 셈이다.
8일 자정까지 이통사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거나 반대 입장을 전할 경우 채권단의 의결은 무효화되고 워크아웃 절차는 전면 중단된다.
이 경우 팬택은 유동성 악화로 채권 상환능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곧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기업청산시 이통사의 판매장려금 채권 회수율은 9%에 불과하지만 워크아웃의 성공적인 종료로 기업이 존속할 경우 회수율을 100%로 높일 수 있다고 이통사 측을 설득하고 있다.
반면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이 팬택에 출자전환 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팬택이 이번 고비를 넘긴다고 해도 국내외 휴대전화 제조업체간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회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각에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번에 출자 전환을 한다고 해도 팬택이 자생할지 불투명하다.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발을 빼는 편이 낫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채권단이 팬택 지원방안을 조건부로 가결하면서 팬택의 운명을 결정할 공은 이통사로 넘어가게 돼 이통사들이 결정에 부담을 안게 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팬택 측은 “이통사와 채권단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현명한 판단을 해주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