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꿈꾸는 아랍 여성 예술인들의 ‘혁명’

*쿠웨이트 <알 아라비 매거진> 편집장인 아시라프 달리 기자가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아랍의 여성 예술인 6명의 이야기를 전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예멘의 화가?’아메나 알-나지리’이다. 아시라프가 ‘혁명’이라고 표현한 이들의 실험적인 예술 세계를 통해 아랍 사회에서 꿈틀대고 있는 무한한 변화의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다.

예술에 있어 ‘혁명’이란 무엇인가? 변화를 찾아 직접 시도하는 것이 아닌가? 필자가 ‘혁명적’이라는 단어를 선택해?이름 붙인 아랍 여성 예술가 여섯 명의 작품을 들여다 보자.

아랍의 여성?예술가들은 그들이 살아가는?사회 속에서?남녀의 상호작용을 통해?다양한 종류의 불안함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이는 결국 그들의 작품세계와 생애를 통해 드러나게 된다.

필자는 아랍 남성 예술가들을 여성 예술가들과 함께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현재 여성 예술가들의 실험을 보면서 아랍사회에서 일어나는 중대한 역사적인 순간을 탐구해 보고 싶어졌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는 수많은 모순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랍세계에서는 작품이 전시되고 평가되는 것, 예술가들의 경력이 강조되는 것, 축제와 모임, 대회, 갤러리가 열리고 경매가 실시되는 것 사이에 큰 간극이 있다.?심지어 예술의 역할을 훼손하고 과소 평가하고 그 존재의 이유에 대한 물음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랍 여성 예술가들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보다 더 구체적으로는 ‘아랍의 봄’ 혁명의 중심에 있었던 여성들이 정치, 경제, 사회 변화의 가치를 남성들과 공유하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지 그것을 단순하게 보거나 혹은 등한시하여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아랍의 역사를 얘기하면서 ‘세계적인 예술은 남성적이고 더 우수하다’는 점에 대해 새로운 면을 추가해서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예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여성 예술가는 남성 예술가보다 현저하게 적다. 이것이 바로 여성 예술가들의 국제적인 혁명을 여성 해방 운동의 하나로 봐야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여성 예술이라는 것은 40년 전 남성적인 태도와 남성 중심적인 세계로부터 예술의 본질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요구와 연결돼 있다.

사실 이러한 이상적인 요구는 예술가들이기 때문에 곧 약해진다. 그들은 성별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본질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비평가 루시 리파드의 말을 인용하자면 “여성 예술은 스타일이나 운동이 아닌 가치 체계이며 혁명적인 접근 방식과 생활 방식”이다.

그래서 지금의 혁명은 ‘양식’이라기 보다는 ‘콘텐츠’의 혁명을 상징한다. 우리는 콘텐츠 비교를 통해 혁명과 아랍 여성 작가들의 작품 변화를 발견해야 한다. 필자의 선택은 백과사전적이지도 않고 선택적이지도 않으며?가치기준적이지도 않지만 작가들의 실험을 가까이서 관찰한 결과를?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엔?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여성이?작품의 주요 주제라는 것이다.

앞으로 필자는 신진 예술가를 포함해 아랍세계 전체를 다루는 예술을 따라갈 것이다. 이는 혁명처럼 진행될 것이며 긴 여행의 시작이기도 하다.

아메나?알-나지리(예멘)의 작품에는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먼 하늘을 오가는 새들의 꿈이 담겨 있다. 아랍 여성 예술인들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 훌륭한 예술인으로서 그 역할은 더욱 중요하고 명확하다. 아랍 여성에게 주어진 전통적인 가치와 관습에 맞서 여성들의 꿈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아메나 나지리 “불안하고 혁명적인 몽상가”

필자는 예멘 수도에 있는 사나 스튜디오 앞의 분주한 시장을 떠나 아메나 알-나지리와 그녀의 동료인 현대예술협회의 타랄, 리마, 마자와 함께 그녀의 유니버스 아틀리에로 향하고 있었다.

‘유니버스’는 그녀의 독립에 대한 욕망 뿐 아니라?변화에 대한 헌신을 보여준다. 그녀는 스튜디오를 세우고 예멘 예술을 알리고, 이슈에 대한 흥미를 돋우고, 기술적이고 이론적인 국제적인 발전에 뒤지지 않도록 따라가고, 시각적인 취향을 발전시키고, 예술의 미적 영역을 탐구하고 있다.

아메나는 글쓰기로 시작해 몇 권의 이야기집을 출판하고 그녀의 인생을 예술에 바치며 창조적으로 살아왔다. 그녀의 스튜디오는 단지?작품과 실험을 위해서만 열려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실험하며, 시 읽기와 같은 다른 종류의 예술을 하는 예술가들에게도 열려 있다.

“학문적 업적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죠. 전 항상 그림 그리기에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학생들과의 생활도 만족스럽습니다. 또 철학이라는 것은 예술과 아주 가깝게 연결돼 있어서 창조적인 것과 학문적인 업적 간의 간극을 연결해 줍니다.” 교수이기도 한 아메나의 말이다.

아메나는 “그림은 나를 표현하고 내가 겪는 변화를 가장 완벽히 대변하는 것”이라고 느낀다. 이어 그녀는 “이상을?글쓰기로는 잘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글로 쓰여진 텍스트는 예술가이자 한 인간인 그녀를 나타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아메나의?스튜디오에서?작품들을 사진으로 찍으면서 그가 최근 그린 그림이 전시회에 나온 뒤 많은 논쟁을 일으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작품들이 바로 예멘의 새로운 혁명인 여성운동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의 진실어린 표현이 지금 그들이 살고 있는 나라의 이상과 연결돼 있다는 것이 멋지지 않은가? 예술은 단지 예언일 뿐 아니라?혁명을 일으키는 그 무엇이다.

아메나의 이 인상적인 작품에서 확실한 메시지 하나가 있다.?여성들의 얼굴을 감추는 것은 그녀의 반항심이다. 그 어떤 것도 이상을 위해 싸우고 스스로를 나타내고자 하는 의지를 약화시킬 수 없다는 표현인 것이다.

번역 최선화 기자 sun@theasian.asia

*원문은 아시아엔(The AsiaN) 영문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theasian.asia/?p=1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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