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익

변호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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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대통령이란?···”욕 혼자 다 먹고 무한책임 지는 자리”

    어느 날 저녁 사당역 근처 음식점에서 전직 고위 경찰관을 만났다. “경찰 생활 30년 해오면서 평생 정보통으로 돌았어요. 파견도 많이 나갔어요. 박정희 대통령 때는 민정비서실에 있었죠. 박정희 대통령이 강원도 순시를 가신다는 일정이 한달전에 잡혔었죠. 제가 미리 가서 그 지역의 숙원사업이 뭔지 알아봤어요. 당시 묵호에 저탄장이 있었는데 주민들이 석탄 가루 때문에 빨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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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의뢰인들은 돈을 주면 변호사가 거짓말을 대행해 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산다는 게 얼마나 편한지 이제 나는 조금 알 것 같다” 변호사가 되어서 제일 힘든 게 거짓말과의 전쟁이었다. 의뢰인들은 돈을 주면 변호사가 거짓말을 대행해 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열 다섯 살무렵이었다. 아버지가 일제 탁상시계를 사다 주었다. 구석에 붙은 작은 단추를 옆으로 돌리면 ‘오르골’의 맑고 투명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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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두 교주 이야기···”누가 예수를 닮았을까?”

    예수는 어떤 존재일까. 화려한 대형 건축물 속에 모셔져 칭송받는 예수는 참예수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다. 사십년 가까이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독특한 두 거물을 봤다. 얼핏 보면 둘 다 컬트 집단의 교주였다. 그런데 전혀 달랐다. 그중 한 사람은 충주에서 사진관과 시계방을 하던 청년이었다. 그곳에 ‘태극도’라는 종교가 퍼지고 있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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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역사의 한 복판에서

    1980년 11월말경이다. 양병호 대법관이 소속된 형사3부로 김재규 사건이 배당됐다. 대법관 4명이 박정희 대통령을 죽인 김재규에 대한 마무리를 짓게 됐다. 상식적으로나 법률적으로나 대통령을 살해한 범인에 대한 사형은 이미 기정사실이었다. 다만 대법원에서 재판을 확정시켜야 사형을 집행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계엄상황이라 군과 대법원을 이어주는 연락관인 육군 소령이 양병호 대법관의 방으로 들어와 말했다. “신군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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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일흔살 컴맹의 스마트폰 완전정복 ‘도전기’

    지하철을 타 보면 젊은이부터 노인까지 전부 스마트 폰을 들고 뭔가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 폰을 보다가 자라목이 된 사람도 있다. 나는 이상하게 거부반응이 일어나 스마트 폰에 무심했다. 다른 사람이 스마트 폰의 매뉴얼을 익힐 때 작은 원고지를 제본해 만든 공책에 쓴 아름다운 문장 하나를 익히려고 마음먹었다.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다. 시대를 따라가는 젊은이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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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윤석열 당선인 존경받는 원로들 자주, 많이 만났으면”

    오랜만에 서울로 올라와 장관을 지낸 원로 정치인을 만났다. 옛날에 잠시 그의 부하로 근무한 인연이 있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세상 얘기를 했다. 이미 80대에 진입한 그 분은 검사 출신으로 민정수석비서관과 국회의원, 장관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예전에는 상관과 부하의 관계였지만 이제는 진한 인간관계만 바닥에 남은 것 같다. “며칠 전 운전기사가 그만두겠다고 하더라구. 나이가 일흔여덟살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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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좁은 시각으로 내는 결론, 나는 보류한다”

    청계천에서 거지 생활을 하다가 살인범 누명을 쓰고 20년 넘게 감옥생활을 하는 남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정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거짓말을 한 증인들이 모두 도망을 가서 종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를 살인범으로 조작한 형사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그를 구할 방법은 없었다. 그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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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폭탄주’와 ‘술 취한 정의’

    삼십대 초쯤 동부검찰청의 검사직무대리로 몇 달간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검찰의 분위기는 술자리에서 실질적으로 병아리검사들을 교육하는 것 같았다. 검찰청 간부들이 저녁 술자리에 병아리검사들을 불러놓고 인간테스트를 했다. 폭탄주라고 해서 양주를 글래스에 가득 부은 후 그걸 강제로 마시게 했다. 일곱잔 쯤 연속해서 마시면 토하기도 하고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다. 술을 못 마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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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안국동 그 가게, 성공 거듭하던 그가 어느날…

    오래 전 일이다. 한 20년 전쯤 될까. 고교후배가 있었다. 같은 건물 윗 층에서 법률사무소를 하던 후배였다. 그는 변호사를 해서 번 돈의 일부를 사회를 위해서 쓴다고 했다. 그는 건전한 평론을 실은 잡지를 발간했다. 그의 행동이 부러웠다. 그가 어느 날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엄 선배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어요. 한번 들어볼래요?”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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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왜 화 내느냐”고 묻거든 “참사랑과 정의의 거룩한 분노”라고

    한 여교수가 나의 법률사무소를 찾아왔다. 한서린 표정으로 그녀가 찾아온 사연을 얘기했다. “아버지가 평생을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하고 모은 돈 오백억원과 땅을 기부해서 재단을 만들었어요. 사회원로를 이사장으로 모셨죠. 이 사회에서 정말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 돈을 써 달라는 게 아버지의 취지였죠.” “그런데 어떤 문제가 있었습니까?” “이사장이 된 분이 하는 행동을 보면서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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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여행 길 주저하는 그대에게

    40대 무렵 나는 인생을 어떻게 즐길까 궁리했다. 일을 해서 기본적인 수입만 얻을 수 있다면 나머지는 여행같은 데 투자해 보자는 마음이었다. 소년 시절부터 기차여행을 좋아했다. 중학교 3학년 12월의 마지막 날 밤 서울역에 가서 3등열차에 올라탔었다. 차창을 통해 고즈넉한 밤의 불빛들이 꿈처럼 지나가는 광경에 가슴 시리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 한 신문의 연재소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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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높은 벼슬자리와 ‘말 잘 듣는 놈’

    나에게 ‘39’라는 숫자의 나이는 인생의 갈림길이었다. 그때 나는 혼자 여행을 떠나 어떤 길을 갈까 기도하면서 그분께 물었다. 그때 내가 하고 싶은 모델은 둘이었다. 하나는 사회적으로 출세한 나였다. 다른 하나는 예수였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당시의 내 처지가 그렇게 뒤떨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변호사였지만 지방자치제가 실시되지 않았던 아직 30대였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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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대통령을 왜 욕해요?

    북한의 금강산을 간 적이 있다. 남북관계가 좋지 않을 때라 관광객이 거의 없었다. 초대소에서 나와 혼자 산책을 나섰다. 계곡을 흐르는 맑은 시냇물이 햇빛에 반짝이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안내 겸 감시를 하는 20대 여성이 함께 걷고 뒤에 멀찌감치서 다시 우리 두 명을 감시하는 눈이 큰 30대쯤의 남자가 따라오고 있었다. 나를 안내하는 북한 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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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내가 아는 것은 거의 없고 모르는 건 무한이다”

    40대쯤으로 보이는 10명 가량의 여성들이 나의 법률사무소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자기네들이 신처럼 모시는 분이 구속을 당하고 재판에 회부됐으니 변호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사건의 대충 내용을 알아보았다. 기소된 중년 여성은 서울 근교의 기도원에서 묵으면서 밤이고 낮이고 기도를 해왔다고 했다. 그녀는 어느 날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진리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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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상익의 촌철] 암흑 속 ‘빛의 증명자’ 조영래 변호사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의 사건에 뇌물을 바친 죄인으로 구속된 국정원장의 변호인으로 재판에 참여했었다. 국정원장이 청와대에 보낸 예산은 뇌물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박근혜대통령을 직접은 모르지만 공개적으로 뇌물을 보내라고 요구할 품성도 아닌 것 같았다. 1심 법원과 2심 법원의 판사들이 모두 뇌물이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런데 유독 대법관만이 뇌물이라고 했다. 정치 색깔이 가득 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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