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입자물리학자이자 200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그로스 박사(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 석좌교수)는?최근?서울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유대인들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그로스 박사는 고등과학원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유대인은 세계인구의 약 0.19%(1300만명)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수상자(유대인 출신 이민자 포함)는 총 178명으로 전체의 22.3%에 달한다. 의학(53명) 물리(47명) 화학(30명) 경제(26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로스 박사는 “유대인이 특별히?두뇌가 우수한 것 보다 오랜 고난과 이민의 역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들이 쉽게 뛰어들지 않고 비교적 문호가 개방된 과학분야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육을 중시하고 학자를 존경하는 오랜 유대전통도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하는 배경이 된 것 같다”며 “한국도 마찬가지의 배경을 갖고 있어 기다리다 보면 좋을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도 미국에서 과학은 이민자들에게 활짝 문이 열린 분야라 중국, 인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 우수한 인재들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무대”라고 덧붙였다.
그로스 교수는 이론물리학자이자 끈이론의 권위자로, 1973년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재직 때 제자인 프랭크 윌첵(Frank Wilczek)과 함께 원자핵을 이루는 쿼크들 사이에 존재하는 색힘(color force), 곧 강력(强力)으로 불리는 미지의 힘의 작용을 규명한 논문을 발표, 2004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미국에서 태어난 유대인 이민자 출신으로, 이스라엘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