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3일 오후 3시,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의 안타나나리보대학교 공자학원 원형극장에 한국과 마다가스카르의 시가 울려 퍼졌다. 200석을 가득 메운 관객 앞에서 양국 낭송자들은 서로의 언어로 옮긴 시를 읽었다. 두 달 동안 온라인으로 낭송을 배운 현지 학생들에게는 준비해온 목소리를 무대에서 들려주는 날이었다.
‘시로 잇는 세계—한국과 마다가스카르 문화예술의 만남’은 글로벌 시낭송회(회장 오충)가 주최하고 마다가스카르 본죽 카페(대표 이경수)가 주관했다. 시낭송을 중심으로 진도 북춤과 가야금산조, 해금 반주와 노래, 현지 팀의 K팝 공연이 한 무대에서 이어졌다.

김재중·임영숙·Irma의 개회 선언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무대에 오른 오충 회장은 영어 인사말을 통해 시가 국경과 언어를 넘어 두 나라의 마음을 잇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경수 대표는 먼 길을 찾아온 한국 공연단에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도 한국과의 문화교류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만남은 공연장에서 처음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현지의 Katerah·Rosalinah·Emilia는 두 달 전부터 온라인으로 시낭송 교육을 받아왔다. 화면을 사이에 두고 시를 읽던 이들이 이날은 같은 극장에서 관객을 마주했다. 세 사람은 한국어로 번역된 시를 낭송하며 그동안의 배움을 무대에 올렸고, 준비한 것을 관객 앞에서 보여주게 돼 벅차다는 소감을 전했다.

글로벌 시낭송회가 마련한 장학금과 선물도 전달됐다. 양선모와 강민숙이 시낭송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과 K팝 댄스팀에 이를 건넸다. 온라인 수업으로 이어온 인연이 현지에서의 만남과 격려로 이어진 자리였다.

본 공연의 문은 문경숙의 진도 북춤이 열었다. 북소리가 극장에 울려 퍼진 뒤, 한국과 마다가스카르의 시를 서로의 언어로 번역해 낭송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낭송자들이 번갈아 무대에 올라 각자의 목소리와 표정, 몸짓으로 시를 전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한 현지 관객은 자국어로 번역된 한국 시를 들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를 읽던 무대에는 한국 전통악기의 선율과 노래가 더해졌다. 김미숙은 가야금산조를 연주했고, 장혜진의 해금 반주에 맞춰 신희철과 임영숙이 ‘축복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정성균과 최승환은 ‘남원산성’으로 한국의 가락을 들려줬다. 북춤에서 시낭송으로, 다시 현악기와 노래로 이어지며 공연은 서로 다른 소리를 만나는 자리가 됐다.
한국 노래를 부르는 현지의 목소리도 무대에 올랐다. Johana는 한국 노래 두 곡을 선보여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한국에서 온 공연자들이 우리 가락을 들려주고, 마다가스카르의 참가자가 한국 노래로 화답하면서 교류는 무대 양쪽에서 이뤄졌다.
마지막은 현지 Illusion 팀의 K팝 댄스였다. BTS의 ‘불타오르네’에 맞춘 군무가 시작되자 젊은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리듬을 타며 환호했다. 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객석은 춤과 음악에 함께 호응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에서 마다가스카르를 찾은 방문단은 18명이었다. 강민숙·김맹룡·김미숙·김양숙·김재중·문경숙·문수일·박영녀·박정심·손병옥·신희철·양선모·오충·임영숙·장혜진·정성균·최승환·하정화가 참여해 공연과 교류를 함께했다.
두 달 전 온라인 수업에서 시작된 시낭송은 이날 안타나나리보의 무대에 닿았다. 서로의 시를 읽고, 악기를 연주하고, 상대 나라의 노래를 부르는 동안 한국과 마다가스카르의 만남은 구체적인 목소리와 얼굴을 얻었다. 시로 시작한 교류가 노래와 춤으로 이어진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