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태권도로 세계평화 구현’ 조정원 WT 총재 우즈벡 ‘우정훈장’…타슈켄트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 성료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26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가 ‘태권도를 통한 세계평화’라는 세계태권도연맹(WT)의 가치를 현장에서 구현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4월 12일부터 17일까지 타슈켄트 ‘올림픽 시티’ 내 마샬아츠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WT 주최 G-4 등급 국제대회로, 15세부터 17세까지의 청소년 선수들이 참가했다. 전 세계 115개국에서 986명의 선수가 출전했으며, 요르단과 파리 난민 캠프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난민팀도 참가해 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창설 30주년을 맞은 대회로서 그 상징성이 더욱 컸다. 199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시작된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는 2년마다 개최되며, 차기 대회는 2028년 페루 리마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기 결과에서도 개최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우즈베키스탄은 남자부에서 사상 처음 종합우승을 차지했으며, 이란과 러시아, 한국이 뒤를 이었다. 여자부에서는 중국이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크로아티아, 한국, 이란 순으로 이어졌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4월 10일 올림픽 시티 주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문화행사는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현지 태권도 수련생 2026명이 참여한 플래시몹과 WT 태권도 시범단 공연은 대회의 상징성과 참여 열기를 동시에 보여줬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경쟁을 넘어 국제정세 속에서 평화와 교류의 장으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상황으로 참가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란 대표팀은 기반시설 붕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육로와 항공편을 이용해 사흘에 걸쳐 이동한 끝에 대회에 참가했다. 이란은 금메달 4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하며 남자부 준우승을 차지했고, 여자부에서도 종합 4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미국, 요르단, 팔레스타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UAE 등 분쟁과 갈등을 겪고 있는 국가들도 대거 참가했다. 대회 기간 동안 질서 있는 경쟁과 상호 존중이 이어지며 ‘스포츠를 통한 평화’라는 WT의 철학이 현장에서 구현됐다는 평가다.

대회 기간 중 국제 스포츠 외교의 의미를 보여주는 주요 행사도 이어졌다. 조정원 WT 총재는 4월 12일 우즈베키스탄 국립체육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이는 그의 12번째 명예박사 학위로, 지난 22년간 태권도를 통한 국제 스포츠 외교와 인도주의 활동이 인정된 결과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조정원 총재(오른쪽)에게 우정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어 4월 15일에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대통령궁으로 조 총재를 초청해 국가 최고 권위 훈장 중 하나인 ‘우정훈장’을 수여했다. 이는 태권도를 통한 국제 교류 확대와 스포츠 외교 기여를 높이 평가한 조치로 해석된다.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라시드 마트카리모프 국립체육대학교 총장은 “조정원 총재는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확고히 자리매김시키고 세계 스포츠에서의 위상을 끌어올린 핵심 인물”이라며 “태권도박애재단(THF)을 통해 난민과 소외계층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등 스포츠의 사회적 가치를 실천해왔다”고 평가했다.

우즈베키스탄 국립체육대학교는 1955년 개교 이후 2008년 태권도학과를 개설하며 국가 태권도 발전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 대학 출신인 울루그벡 라쉬토프는 2020 도쿄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우즈베키스탄 태권도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았다. 우즈베키스탄은 태권도에서 올림픽과 패럴림픽 ‘동시 금메달’을 두 차례 연속 달성한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대회 둘째 날인 4월 13일에는 우즈베키스탄 국립대학교에서 제2회 올림피즘과 평화포럼이 개최됐다. 약 500명의 대학생과 체육계 인사, WT 집행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포럼은 스포츠를 통한 평화와 미래 인재 양성을 주제로 진행됐다.

조정원 총재 기조연설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는 기조연설에서 “올림피즘은 삶의 철학이며, 사회와 연결된 가치”라며 “여러분이 각자의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철학을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평화는 승리보다 더 소중하다(Peace is More Precious than Triumph)”는 좌우명을 소개하며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를 환기했다.

조 총재는 WT가 추진해온 주요 평화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2008년 출범한 태권도평화봉사단(TPC), 2015년 시작된 태권도박애재단(THF), 그리고 난민을 위한 ‘희망과 꿈의 스포츠 축제’는 태권도를 통한 글로벌 인도주의 활동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특히 요르단 난민 캠프에서 시작된 이 축제는 올해부터 르완다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태권도 케어스(Taekwondo Cares)’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도상국 지원과 풀뿌리 태권도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민간 재단의 후원을 통해 10여 개국에서 운영되며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조 총재는 “올해 WT의 슬로건은 ‘함께 거듭나자(Reborn Together)’”라며 “이번 포럼이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목적의식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타슈켄트 대회는 스포츠 경쟁을 넘어 문화 교류와 평화 메시지를 결합한 국제 행사로 평가된다. 다양한 국가와 난민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경험한 이번 대회는 태권도가 지향하는 가치가 단순한 구호를 넘어 현실에서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태권도 케어스(Taekwondo Cares)’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도상국 지원과 풀뿌리 태권도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민간 재단의 후원을 통해 10여 개국에서 운영되며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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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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