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식은 육체의 피로를 회복하는 시간을 넘어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 시간, 주제 파악의 시간입니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 이는 나와 너희 사이에 너희 대대의 표징이니 나는 너희를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게 함이라”(출 31:13)
출애굽기 31장의 안식일 규례는 다소 뜬금이 없습니다. 쉼이 아니라 일을 논해야 할 때입니다. 성막 공사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브살렐과 오홀리압은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했고, 맡기시는 일은 무엇이든 해내겠다는 각오로 비장했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성막을 세우기만 하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결정적인 순간에 하나님은 엄격한 안식일 규례를 언급하십니다. 일해야 할 시점에 도리어 쉼을 이야기하신 것입니다.
더 열심히 일하기 위해 잠시 쉬라는 뜻일까요? 흔히 우리는 안식을 더 열심히 일하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라 여깁니다. 방전된 배터리를 채우듯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이 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쉼의 결과이지 본질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안식일이 “나와 너희 사이의 표징”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안식은 육체의 피로를 회복하는 시간을 넘어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 시간, 주제 파악의 시간입니다.
우리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의 능력과 성취에 도취되곤 합니다. 하나님을 위해 시작한 일이라도 그 일 자체가 중요해지면 하나님을 잊어버립니다. 일이 나를 증명하는 수단이 되고, 성과는 나의 존재 가치가 되어버립니다. 쉼 없는 노동은 결국 자기 능력을 숭배하는 우상숭배로 변질될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성막을 짓는 거룩한 일조차도 자기를 입증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안식을 명하십니다. 일 중독, 더 정확히 말해 자기 중독에서 빠져나와 하나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묵상하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의 일이니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영혼을 갈아 넣습니다. 멈춰 서서 하나님의 뜻을 묻고 그분이 누구시며 내가 누구인지 성찰할 여유조차 없이 내달립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행사와 프로그램, 사역의 현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그것을 충성이라 포장하면서 말입니다.
잠깐 멈추어 내 열심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정말 하나님을 위해서일까요? 혹시 나의 유능함을 증명하고 싶은 욕망은 아닐까요? 저 사람보다 내가 더 낫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건 아닐까요?
하나님은 일이 우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식을 명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분주함에 감동하지 않으십니다. 노예는 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지만, 자녀는 존재만으로 사랑받습니다. 하나님은 브살렐과 오홀리압이 하나님의 일을 노예처럼 감당하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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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묵상 2권
<서툰 인생, 잠깐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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