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증조할아버지의 평범한 이야기>는 시대의 큰 격랑을 온몸으로 지나온 한국인의 생애를 토대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삶의 지혜와 인생의 근본 가치를 다시 묻는 책이다. 36년 전 처음 출간되어 독자의 사랑을 받은 <어느 할아버지의 평범한 이야기>의 후편 격으로, 선대의 정신을 잇기 위해 오늘의 세대에 필요한 언어와 사유 체계로 다시 재구성했다. 이 책은 옛이야기의 향수를 전하는 회고록이 아니라, ‘선택’, ‘성격’, ‘노력’, ‘실력’, ‘시간’이라는 다섯 가지 인생의 큰 축을 중심으로 정리한 인문서다.
박정기 저자는 실무 중심의 경영 경험을 토대로 삶의 본질과 인간적 성숙을 탐구해 왔다. 그는 <어느 할아버지의 평범한 이야기>(1989)를 시작으로 <정직한 서설>(1993), <에너지와 운명>(1995), <평범한 리더십>(1996), <새로운 자유의 탄생>(2002), <에네토피아 이야기>(2014), <Wake Up Korea>(2021), <한국 선진문명을 향한 여정>(2024) 등을 펴냈다. 이번 책은 그가 수십 년의 삶에서 길어 올린 ‘선택·성격·노력·실력·시간’의 지혜를 다음 세대에 전하고자 쓴 새로운 결실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우리 옛 전통을 상고하는 것이 이 시대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우리의 뿌리를 알기 위해서”라고 밝힌다. 실제로 책 곳곳에는 전통적 가치의 재발견뿐 아니라 현대인이 겪는 존재적 고민을 함께 풀어가는 시도가 돋보인다. 조상들의 삶에서 건져 올린 지혜를 오늘의 언어로 해석해 세대 간 단절을 극복하고 시대를 넘어 통하는 깨달음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이를 위해 동서고금의 현인들의 일화와 격언을 폭넓게 인용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의 의도는 앎을 넘어 ‘삶에서의 실천’임은 물론이다.
책의 1장은 “인생은 선택이다”라는 화두로 시작한다. 한 인간의 운명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왔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선택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성격을 만들며, 성격이 곧 인생이 된다는 고전적 통찰을 다양한 사례와 조상들의 경험을 통해 설명한다. 특히 인생의 분기점에서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지켰는지에 대한 조상들의 결단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2장 “성격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인간의 품성과 마음가짐이 삶 전체를 지배한다는 오래된 진리를 다룬다. 성격이 곧 운명이라는 말이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실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서 반복적으로 증명되는 사실임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담겼다. ‘착하고 정직하며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전통적 교육관이 후손들에게 어떻게 전해졌고 그것이 한 집안을 지탱하는 힘이 되었는지를 서술한다. 책 속의 다양한 일화는 성품의 중요성을 더욱 입체적으로 부각한다.
3장 “인생은 노력이다”에서는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노력은 고통의 시간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여정이며, 이 과정에서 얻는 작은 성취들이 결국 인생의 기반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증조할아버지의 삶 역시 눈부신 업적이 아니더라도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는 자세가 결국 가족과 공동체를 일으키는 힘이 되었음을 차분히 보여준다.
4장 “실력”은 현대 사회를 사는 독자에게 특히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실력이란 단순한 기술적 능력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 단련된 ‘내면의 힘’이라는 점을 짚는다. 실력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 사람들, 그리고 실력의 기반이 되는 지혜의 중요성을 통해 오늘날 청년들이 다시 생각해야 할 가치들을 제시한다.
마지막 5장 “시간”은 모든 인생의 밑바탕이 되는 자원에 대한 사유를 담았다. 아침을 정복하는 습관,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구분하는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파레토 법칙 등 현대적 시간 관리 원칙을 전통적 삶의 태도와 연결해 보여준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인생을 지배한다’는 메시지는 더 빠르고 복잡해진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실용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지침이 된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특징은 큰 사건이나 특별한 업적보다 ‘평범함 속의 비범함’을 주제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한 사람의 꾸준함·성실함·정직함이 한 가문을 일으키고 공동체를 지탱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 사회가 잃어가고 있는 소중한 가치—가족, 근면, 감사, 절제, 품성 등—를 다시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
<어느 증조할아버지의 평범한 이야기>는 과거를 소재로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잠언들을 들려준다. 자기 삶을 돌아보려는 사람, 복잡한 시대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어떤 가치를 물려줄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한 울림을 주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한남(漢南) 박정기는 1938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공고와 육사 14기를 졸업한 뒤 1968~69년 월남전에 참전했다. 1973년 윤필용 사건으로 중령으로 예편한 후, 1975~80년 정우개발(현 벽산건설) 중동본부장, 1982~82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1983~87년 한국전력공사 사장, 1985~96년 대한육상연맹 회장, 1981~2024년 한미친선군민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1983년 시작한 한국육상진흥회 이사장직을 계속 맡고 있다. 자강불식(自彊不息)의 신념대로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온 인물로 군·체육계·기업계를 넘나들며 널리 알려져 있다. 화랑무공훈장(월남전), 금탑산업훈장(산업 현장), 체육훈장 청룡장을 비롯해 ‘자랑스런 육사인상’(2015), ‘원자력대상’(2020) 등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