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겨울과 2025년 봄을 지나며 우리는 깊은 혼란의 시간을 겪었습니다. 사회는 극단적으로 양분되었고, 이유 없는 비난과 정체 모를 증오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서로를 향한 거친 말이 오가고, 거리에서는 분노와 좌절이 뒤엉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 우리는 마치 안개 속을 걷는 듯한 기분입니다.
저의 청춘은 ‘조국’이라는 단어 하나로 가슴이 벅차오르던 시절이었습니다. “위국헌신 군인본분”, “안일한 불의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이라는 말은 제 삶의 가치관을 세우는 좌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 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이 걱정스럽습니다. 단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혐오하고,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며, 과연 이 나라가 다음 세대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을지 되묻게 됩니다.
새 대통령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나누는 시대가 아니라 하나 되는 시대를 열어주십시오. 당신은 특정 집단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정치적 성향, 지역, 세대의 차이를 뛰어넘어 모두를 품어주십시오. 정치의 언어가 혐오가 아닌 존중이 되고, 갈등의 정치는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국민은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네 편, 내 편”으로 나뉘는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우리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습니다. 그 말 속에 진심과 신중함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대통령의 말이 국민에게 위로가 되고, 대통령의 눈빛이 국민의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강한 나라는 무기에서 비롯되지 않습니다. 국민의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권력은 잠시지만, 신뢰는 오래갑니다. 국민의 존경을 받는 리더십을 보여주십시오. 법 위에 군림하지 말고, 국민과 함께 걷는 지도자가 되어 주십시오. 법은 최소한의 상식이며, 그 상식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따뜻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은 사랑과 자비를 품은 사람입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이에게도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 나를 비판하는 사람도 품을 수 있는 포용력을 보여주십시오. 정치의 언어가 차가운 계산이 아닌, 따뜻한 사람의 이야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이제 인생의 후반을 걷고 있습니다. 나의 성공보다 아이들의 미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간절히 바랍니다. 이 나라가 다시 희망의 땅이 되기를. 아이들이 대통령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정치에 절망하지 않도록, 당신의 리더십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새로운 출발이 되기를 바랍니다.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마감하고, 통합과 회복의 길로 나아가는 진정한 첫걸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