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저자는 무인(武人) 출신이다. 해사 18기(1960년 입학)로 두 차례 베트남전에 참전하고, 해병 제1사단장을 끝으로 30여 년간의 군 생활을 마친 이재돈 장군은 1993년 전역 후 곧바로 중국 상하이의 복단(復旦)대학에 유학하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뒤 본격적으로 중국 연구에 매진했다.
군문을 떠난 지 8년만인 2001년 중국 역대 명장 24인을 선정하여 <지앙수와이(將帥)> 상·하권을 출간했다. 이 책은 <삼국지> 정도를 통해서 중국 장수들을 접해온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저자는 이듬해인 2002년 사단법인 대륙전략연구소를 설립해 본격적인 중국 연구에 몰입했다. 그 후 20여 년 수많은 중국 원서와 국내외 자료를 섭렵한 끝에, 이번 <누가 중국을 움직이는가>을 완성했다. 전 5권, 36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역저다. 이 책은 분량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전문성이 뛰어나다.

저자 이재돈 장군은 서문에서 저작 동기와 구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오늘날 중국과의 올바른 관계 정립을 위해서는 중국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인류사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사의 주체는 인간이다. 결국 역사는 인간의 역사이며, 역사서는 인간 자체를 추적한 기록이다. 그 기록을 남기는 이 또한 인간이다. 그러므로 중국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 속 주인공들의 면면을 추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중국의 정사(正史)는 시대마다 영향력을 끼친 인물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으며, 이는 곧 인물을 고찰하면 자연스레 중국사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필자는 중국 역사의 전설적 인물인 황제(黃帝)로부터 오늘날 중국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에 이르기까지 100인의 주요 인물을 선정해, 그 행적을 추적하고 평가함으로써 중국사에 접근하고자 했다. 이 100인에는 황제를 비롯한 제왕과 군주, 사상가, 문인, 무인, 과학자, 음모가, 간신 등이 망라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긍정적이고 걸출한 인물들이지만 간신 등 부정적 인물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누가 중국을 움직이는가>는 신국판 기준으로 총 36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을 다섯 권으로 나누어 구성되었다. 집필 기간만도 20여 년에 이르며, 그 내용의 깊이와 무게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80대 중반의 고령인 군 출신 저자의 이 대작은 후학들에게 큰 울림과 시사점을 던져준다.
그가 설립한 대륙전략연구소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중국 전략 전문 연구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한 균형 있는 이해와 분석을 위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저서의 출간 역시 그 설립 목적과 정확히 궤를 같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