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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라운드업 20260609] 미국, 중국 빅테크 겨냥 “알리바바·BYD·바이두, 인민군 지원기업”

1. 중러 배경 얻은 북한, 핵무력·경제발전 병진노선 가속화 전망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로서 양국 관계가 강력한 우방임을 공식 확인.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에 이어 중국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확보한 북한은 대북 제재 무력화를 바탕으로 핵무력 강화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 노선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
– 9일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관영 매체 등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 주석은 전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고위급 왕래을 통한 전략적 의사소통을 더욱 긴밀히 하고,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보다 확대발전시켜 조중(북중) 관계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기로 합의. 북중 양국은 “전략적 조정과 협력”, “조중친선을 가장 중대한 제1의 전략적 사업” 등의 표현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면서 양국 관계가 전통적 동맹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라는 점을 확고히 했음.
– 이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의 중장기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우방이라는 점을 대외에 선언한 것으로 풀이. 이미 북한은 2024년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를 맺으며 외교,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경제·교육·사회·교통 등 전방위적인 협력을 확대하고 있음.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기점으로 북중 관계 역시 이와 유사한 궤도를 밟을 것으로 예상. 특히 이번 중국 대표단에 군사·외교·경제·국방 분야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만큼, 향후 양국 간 공조는 과거보다 훨씬 광범위한 범위에서 이뤄질 전망.
–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국경 통상구 전면 재개통’을 비롯해 경제무역·농업·건설·과학기술·의료 분야의 실질적 협력을 직접 언급하며 양국 간 교역과 인적 교류가 여러 방면에서 확대할 것임을 시사. 북한으로서는 경제난 극복과 군사력 고도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강력한 모멘텀을 확보한 셈. 양국 회담 보도에서 ‘비핵화’라는 단어가 사라진 배경도 이런 맥락과 닿아 있는 것으로 보임.
– 시 주석은 2019년 첫 방북 당시만 해도 김 위원장과 만나 “조선 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며 한반도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등 적극적 개입 의지를 밝힌 바 있음. 그러나 북한이 ‘불가역적 핵보유국’을 천명한 상황에서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이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할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사실상 핵 보유를 묵인·방조하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옴. 7년 전만 해도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 속에서도 유지됐으나 현재는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정세 변화도 이 같은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

상하이국제모터쇼에 참가한 BYD 부스 <사진=EPA/연합뉴스>

2. 미국, 중국 빅테크 겨냥 “알리바바·BYD·바이두, 인민군 지원기업”
–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중국의 빅테크 기업 알리바바와 바이두,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등을 ‘중국군(인민해방군) 지원 기업’ 명단에 올렸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 중국의 양대 메모리 제조사를 비롯해 휴머노이드, 자율주행, 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들이 대거 망라되면서 해당 기업은 물론 중국 정부 차원의 반응이 주목.
– 미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국방수권법(NDAA) 1260H조의 법정 요건에 따라 미국 내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운영되는 중국 군사 기업들의 업데이트 목록을 관보에 게재했다”고 밝혔음. 1260H는 중국군을 지원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중국의 군사 기업 목록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미 국방부가 작성·관리. 이번에 1260H 목록으로 추려진 곳은 188곳. 관보 게재 명단에는 중국의 대표적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중국내 최대 인터넷 검색포털 바이두, 미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경쟁업체인 비야디, 인공지능(AI) 빅테크 기업 텐센트 등이 포함.
– 국방부는 이들 기업이 중국 정부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 또는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활동한다는 점을 지정 사유로 들었음. 알리바바와 바이두에 대해선 “MIIT와 연계된 중국 방위산업 기반에 대한 민·군 복합 기여자”라고, 비야디에 대해선 “SASAC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으며, MIIT와도 간접적으로 연계된 민·군 복합 기여자”라고 지적. 1260H에 등재돼 있던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제조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도 등재가 유지.
–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 유니트리, 자동차 기업들에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제공하는 로보센스, 제약·바이오 산업을 지원하는 우시앱텍도 명단에 포함. 중국 국영 회사인 중국해양석유(CNOOC) 그룹의 경우 기존에 소유한 두 법인이 명단에서 제외된 반면, 다른 자회사인 중해석유화학(China Blue Chemical)이 추가. 국방부는 CNOOC이 중국 정부의 직접적 통제를 받고 있다고 명시. 국방부는 “미 정부는 1260H조 외의 다른 권한에 근거해 이들 개체(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말했음.
– 이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다고 해서 당장 제재나 수출 통제 등의 제약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국방부가 계약을 맺거나 조달 사업을 추진하는 데서 배제될 가능성이 큼. 특히 국방부에 납품하는 공급업체, 그리고 미국의 다른 정부 기관들에 대해 이들 기업에 대한 미군의 평가가 어떤지를 알리는 경고성 메시지로 받아들여짐. 로이터 통신은 “국방부는 이달 말부터 명단에 오른 기업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게 금지되고, 내년부터는 제3자를 통해 이들 기업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 것도 금지된다”고 전했음.
– 블룸버그 통신은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AI를 이끄는 세 챔피언이 포함됐다”는 측면에 주목. 미국이 중국의 ‘AI 굴기’를 견제하는 차원이라는 취지. 이번에 명단이 확정적으로 발표되면서 이들 기업은 물론 중국 정부 차원의 반발이 예상. 사실상 불이익이 예고된 만큼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음. 명단에 신규 등록된 우시앱텍 대변인은 로이터에 이번 지정이 “명백한 실수”라면서 “이 잘못된 지정을 바로잡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음.

3. 일본 유권자 절반, 유사시 ‘국회 패싱’ 긴급령 도입에 찬성
–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헌법 개정을 통해 긴급사태시 도입하려는 법률과 동등 효력의 ‘긴급 정령’에 대해 일본 유권자들의 찬성 비율이 반대를 넘어섰음. 9일 NHK가 일본 유권자 1천21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긴급사태 때 국회 의결 없이도 자국 정부가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가진 ‘긴급 정령’을 제정할 수 있도록 개헌하려는 방침에 대해 ‘찬성’ 46%, ‘반대’ 15%로 나타났음.
– 긴급정령이 도입되면 대규모 재해나 무력 공격, 대규모 감염증 등이 발생했을 때 일본 정부가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국회 의결 없이도 가질 수 있음. 긴급정령 찬반에 대해 ‘둘 중 어느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응답은 32%. 일본 집권 여당이 추진하는 헌법 개정 내용은 크게 자위대 명기, 긴급사태조항 신설, 선거구 합구(合區) 해소, 교육 충실 등 네 가지로 이 중 핵심은 자위대 명기로 꼽힘.
– 하지만, 긴급사태를 이유로 국회 동의 없이 정부 권한이 막강해지는 긴급사태 조항에 대해서도 시민의 자율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논란이 거셈. 개헌을 통해 긴급사태 때 국회의원의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대해서는 찬성 36%, 반대 15%. 다만, ‘찬반 중 어느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42%로 찬반 합산 비율과 비슷한 응답률을 나타냈음.
– 인구가 적은 두 현을 하나의 선거구로 한 합구 조치가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 정치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를 낳았다며 추진되는 합구 해소의 방식에 대해 응답자들은 ‘개헌'(12%)보다 ‘법률 개정'(48%)을 더 적합하다고 인식. ‘합구를 해소할 필요 없다’도 25%로 조사.

4. “캄보디아 범죄단지, 1년 전보다 더 늘어나”
– 최근 캄보디아 정부의 대대적인 범죄단지(사기작업장) 단속 발표에도 캄보디아 내 범죄단지의 숫자가 오히려 늘었다는 국제 인권단체 보고서가 나왔음. 8일(현지시간)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캄보디아 전역에서 운영 중인 범죄단지는 86곳으로 1년 전 53곳보다 약 62% 증가. 또 이들 장소 중 정부 단속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곳은 24곳에 그쳤음. 이는 작년 7월 이후 사기작업장 약 250곳을 집중 단속, 약 200곳의 문을 닫게 했다는 캄보디아 정부의 발표와는 큰 차이가 있음.
– 앰네스티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의 단속은 핵심적인 영역에서 실패했다”면서 “전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몇몇 범죄단지들을 수사하고 문을 닫게 하는 데 실패했고, 탈출한 피해자들의 보호·지원에도 실패했다”고 밝혔음. 이어 이번 단속 기간 수천 명이 범죄단지에서 탈출하거나 풀려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중 다수가 피해자가 아닌 불법이민 범죄자로 취급됐다고 전했음. 또 이들은 식량·숙소·출국 지원을 위해 자선단체나 현지 주민, 각국 대사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음.
– 앞서 지난 3월 캄보디아 온라인사기방지위원회 위원장인 차이 시나릿 선임장관은 정부가 작년 7월 이후 사기작업장 약 250곳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이 중 약 200곳의 문을 닫게 했다고 말한 바 있음. 지난달 캄보디아 정부에 따르면 당국은 집중 단속으로 사기조직 관련자 1천458명을 범죄 혐의로 기소하고 이들 조직에서 일한 33개국 1만8천864명을 국외 추방.
– 하지만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줄리아 딕슨 연구원은 블룸버그 통신에 “우리는 여전히 캄보디아의 단속 대부분이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그들은 아마도 단속 전에 사기작업장 내 핵심 인물들에게 미리 경고해서 실제 핵심 인물들을 검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 또 “캄보디아 국내에서 (사기조직의) 많은 이동을 관찰했다”면서 “국경지대의 대규모 단지에서 추적이 더 어려운 도심 지역의 소규모 단지로 옮기거나 그저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 같다”고 전했음.

5. 필리핀 남부 규모 7.8 강진 사망자 최소 32명
– 8일(현지시간) 필리핀 남부를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최소 32명으로 늘어났음.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사랑가니주의 산간 마을 글란에서 지진으로 발생한 산사태가 마을 가옥들을 덮쳐 주민 13명이 숨졌다고 현지 재난 관리 담당자 러네이 푼잘란이 현지 DZBB 라디오에 밝혔음.
– 앞서 필리핀 민방위청은 최소 19명이 지진 이후 건물 붕괴 등으로 숨지고 주민 수천 명이 피난했다고 전했음. 이에 따라 지금까지 알려진 전체 사망자는 최소 32명이 됐음. 이 중 지진 발생 지역에서 북쪽으로 약 60㎞ 떨어진 인구 70만여명의 주요 도시 제너럴산토스시에서 최소 7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컸음. 이 도시에서는 한 쇼핑센터에 있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졸리비 점포가 무너지는 등 여러 건물이 붕괴하거나 부서졌음. 또 시내의 노터데임 다디앙가스 대학교의 건물도 무너졌지만 다행히 안에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음.
– 앞서 이날 오전 7시 37분 민다나오섬 남쪽 해역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관측됐다. 진원 깊이는 55.2㎞였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전했음. 이 지진으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쓰나미(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됐다가 지진 발생 이후 몇 시간 뒤 모두 해제. 필리핀에서는 지진 발생지 인근 해안 지대 곳곳에서 높이 약 1m 안팎, 최고 1.4m의 쓰나미가 관측된 가운데 민다나오섬 남잠보앙가주의 한 해안 마을에서는 쓰나미로 수상가옥 6채가 부서졌음.
– 필리핀 정부 산하 화산지진연구소(PhiVolcs)는 지진 발생 이후 규모 6.7의 지진을 비롯한 여진이 200회 이상 이어졌으며, 그중 최소 9회는 민다나오섬 전역에서 느껴졌다고 밝혔음. 테레시토 바콜콜 연구소 소장은 이번 지진이 “대지진”이라면서 여진으로 건물이 무너질 수 있어 피해를 입은 가옥이나 건물로 돌아가기 전에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라고 안내. 필리핀 정부는 피해 지역의 학교 5천800여곳에 학생 안전을 위해 휴교령을 내렸으며, 제너럴산토스 국제공항의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가 정부·군·구호 목적의 항공편에 한해 운항을 재개.

6. 인도네시아, 외환시장 개입에 외화보유액 2년만에 최저치
– 인도네시아가 역대급인 루피아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하면서 외화보유액도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음. 9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네시아의 외화보유액은 13억달러(약 1조9천억원) 감소해 1천449억달러(약 220조4천억원)를 기록. 2024년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인도네시아 외화보유액은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줄면서 2018년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를 보였음. 이 기간 줄어든 외화보유액은 116억달러(약 17조6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
– 이는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달러화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계속 떨어지자 중앙은행(BI)이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한 데 따른 것. BI도 외화보유액 감소가 정부의 대외 채무 상환과 불확실한 세계 금융 시장 상황 속에서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루피아화를 안정시키려는 조치 때문이라고 설명.
– 미국 달러화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은 지난 3월 말 이후 계속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음. 전날에도 환율이 1만8천170루피아(약 1천520원)까지 치솟아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 루피아화 가치는 올해 들어 7.5% 넘게 하락해 6%가량 떨어진 인도 루피화를 제치고 아시아에서 가장 부진한 통화로 기록. 지난달 인도네시아 정부는 35억달러(약 5조3천억원) 규모의 미국 달러화·유로화 표시 채권을 매각하고,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큰 폭인 0.5%포인트나 인상했지만 환율 상승세를 막지 못했음.
– BI는 지난달 말 기준 외화보유액이 수입액의 5.6개월 치여서 국제 기준인 3개월 치를 넘는 수준이라며 “충분하다”고 강조.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외화보유액 가운데 상당 부분이 중앙은행에 예치된 시중은행의 예금이라며 순외화보유액은 우려할 수준이라고 지적. 한 금융시장 소식통은 로이터에 “자본 유입이 더 이상 없거나 무역수지가 악화할 경우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 지난주 페리 와르지요 BI 총재와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 재무부 장관은 외국 자본 유입을 유도할 수 있도록 자국 자산 수익률을 높이기로 합의.

7. 트럼프 ‘종전’-네타냐후 ‘확전’ 불협화음
–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교전이 격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불협화음이 고조.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 28일 이란을 상대로 함께 전쟁을 시작했지만, 이스라엘 측이 약속했던 신속한 승리와 이란 정권 교체 실현이 어려워지자 이해관계가 점차 어긋나기 시작. 특히 전날부터 이틀간 벌어진 이스라엘과 이란의 미사일 공방은 현재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이어지는 교착 상태가 본질적으로 불안하다는 점을 보여줬음.
– 이는 위태로운 휴전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에 대한 이견과 이들의 복잡한 갈등 관계를 극명하게 비췄음. 이스라엘은 지난 4월 휴전 이후에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격을 지속. 이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중단 위기에 놓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격노’하며 공습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음.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만류에도 이스라엘은 전날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으로 알려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외곽 다히예를 공습.
– 이에 반발한 이란은 베이루트 공습에 대한 보복 조치라며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해 탄도 미사일 11발을 발사했고, 이스라엘도 곧바로 이란을 향해 반격을 가했음.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 판에서 “내가 모든 결정을 내린다”고 주장하고, “이스라엘과 이란은 즉각 발포를 멈춰야 한다”고 요구한 이후 이날 양측의 무력 충돌은 일단 멈춘 상황. 하지만 이번 교전은 네타냐후 총리가 언제든 독자적인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됐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가디언은 짚었음.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체결하려는 종전 협상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교전의 불씨를 억제하려고 했음. 그러나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물러섰고, 이는 전쟁에 대한 그의 통제력 약화를 의미한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 WSJ이 인용한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의 연이은 미사일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하던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전했음.
–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각자 직면한 정치적 압박이 이들을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든다는 분석도 나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인기가 없고 유가를 끌어올린 전쟁을 끝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 물가상승이 일반 유권자들을 이미 타격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내에는 외국의 불필요한 전쟁에 국가 자원을 낭비한다는 비판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음.
– 반면 이스라엘은 최신 드론으로 무장하며 부활한 헤즈볼라 격퇴에 힘쓰고 있으며, 이란 정권을 더욱 약화하기 위해 대이란 공습을 지속하기를 희망. 네타냐후 총리는 올해 10월 크네세트 선거(총선)를 앞두고 이스라엘의 안보지형을 크게 개선한 강경한 지도자의 이미지로 우파 결집을 시도하고 있음. 그는 개인의 부정부패 혐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침투를 허용한 안보실패 책임,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전쟁범죄 혐의를 무마하기 위해서는 집권 연장이 절실함.

8. 이란 군부·협상파, 이스라엘 군사작전에 갈등 대신 ‘균형잡힌 대응’
–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두 달 만에 재개되면서 전면전 위기까지 치달았던 상황 속에서 이란 군부와 협상파가 일사불란한 대응에 나서고 있음. 앞서 이란군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작전을 하루 만에 중지하겠다고 전격 선언. 미국과 이란이 휴전한 4월 8일 이후 다시 시작된 이번 군사 충돌의 직접 원인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
– 이스라엘의 레바논 헤즈볼라 공격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이란의 역내 군사 네트워크인 ‘저항의 축’이 약화한다고 본 이란은 미국에 레바논 휴전을 종전 협상의 최우선 조건으로 내밀었음.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더니 급기야 이란이 ‘레드라인’으로 그은 베이루트 공습을 7일 감행. 이에 이란은 7일 밤 이스라엘로 탄도미사일 약 30발을 발사해 보복했고, 이스라엘도 이튿날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 곳곳을 폭격하면서 반격에 반격을 주고받았음.
– 이란군이 이스라엘 작전 중지를 선언한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소셜미디어(SNS) 메시지였던 것으로 보임.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이란은 즉시 발포를 멈춰야 한다’고 요구한 지 약 1시간 만에 이란군은 기다렸다는 듯 작전 중지 성명을 냈음. 지난 하루 동안의 이같은 전개로 이란은 군사와 외교 정책의 ‘통제된 균형’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옴.
–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서방 언론에선 전시 실세인 이슬람혁명수비대를 위시한 강경 군부가 정부의 협상을 반대하면서 내부 갈등과 권력 투쟁이 증폭되고 있다는 추정과 해석이 나오곤 했음. 또 전쟁 초기 폭사한 아버지에 이어 새로 최고지도자가 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국정 장악력이 충분치 않다는 평가도 제기됐음. 이런 기존의 해석과 달리 이란은 이번 군사적 위기 국면에서 신속하고 조율된 모습을 보였음.
– 이란 군부는 휴전 기간에도 ‘적의 도발’에 언제든 강력히 대응할 준비태세를 갖췄다며 호전적인 주장을 반복. 반면 외교부를 중심으로 한 대미 협상팀은 미국에 대한 불신을 기본값이라면서도 외교의 창을 닫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 언뜻 보면 상반되지만 이란 군부는 이번에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이 선을 넘었다고 판단했고 그간 경고한 대로 이스라엘로 미사일을 대량 발사해 자신들의 경고가 ‘허언’이 아님을 증명. 그럼에도 이란 외무부는 같은 날 “미국과 메시지는 계속 교환하고 있었다”며 외교적 절차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
– 군부는 상대가 레드라인을 넘기면 주저없이 실전에 돌입하고, 상대에서 협상 메시지가 나오면 외교 모드로 신속히 전환할 수 있다는 강온 양면의 균형을 보인 셈. 아울러 외부에 갈등으로 비쳤던 군부와 협상파를 통제할 수 있는 최종 결정권자가 있고 그가 바로 아야톨라 하메네이라는 점도 간접적으로 내비쳤음. 이란이 군사 옵션을 중지하고 외교 절차로 복귀하게 됐지만 미국과 종전 협상이 순탄하진 않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 핵 프로그램, 대이란 제재 해제, 레바논 완전 휴전 등 큰 쟁점을 둘러싼 견해차는 여전히 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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