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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만난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의원…언론-정치-안보 연결고리 명쾌하게 설명

유용원 의원과 유학생들이 카메라 앞에서 우정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시아엔=데니스 피게Dennis Fiege,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환학생, 괴팅겐대학교 지구과학 및 지리학부생] 4월 25일 오후 서울대 국제학생펠로우십(ISF) 한국어 수업에 참여 중인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를 찾았다. 보안검색대를 지나 국회 의원회관에 입장한 학생들은 예고된 간담회 장소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유용원 의원과 마주했다.

데니 독일 괴팅겐대 출신 서울대 유학생] 4월 25일 오후 서울대 국제학생펠로우십(ISF) 한국어 수업에 참여 중인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를 찾았다. 보안검색대를 지나 국회 의원회관에 입장한 학생들은 예고된 간담회 장소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유용원 의원과 마주했다.

그는 낯선 얼굴이 아니었다. 언론계에서는 ‘최장수 군사전문기자’로 불리는 인물, 그리고 최근 정치권에서는 국방 관련 입법에 누구보다 깊이 관여하는 실무형 국회의원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는 유용원 의원. 왼쪽은 ISF 민소연 간사(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박사과정). 이날 통역을 맡았다.

유용원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30년 넘게 국방·안보 분야를 취재해온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2001년부터는 ‘군사세계(BEMIL)’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군사 커뮤니티를 개설해 운영하며, 동시에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 10년 넘게 국방 정보를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현재 이 채널은 25만 명이 넘는 구독자와 2억 5000만회가 넘는 누적 조회수를 기록 중이라고 한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에 대해 그는 “군을 오래 취재하다 보니 제도 바깥에서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안에서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병사 급여 인상, 군 주거 환경 개선, 국외 병역기피 방지 대책 등 현실적인 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해 국외 거주자의 병역 연기 기준 연령을 현행 38세에서 43세로 상향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필자 데니 유학생(왼쪽)

눈에 띄는 활동 중 하나는, 군 관련 업무 중 사망한 민간인의 경우도 국가유공자처럼 국립묘지 안장을 가능케 하는 법 개정안이다. 유 의원은 “군무원이나 군 협력업체 직원들처럼 군과 직결된 위험한 일을 하다 목숨을 잃는 민간인이 많은데, 이들도 마땅한 예우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지난 2월 유 의원이 직접 다녀온 우크라이나 현지 보고였다. 그는 전쟁 중 포로로 잡힌 북한 병사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치료 또는 정착을 위해 한국 망명을 희망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그가 나눠준 자료에는 북한군과 러시아군의 전술, 장비, 심리전 기술에 대한 분석도 포함돼 있었다.

국회의원회관 자신의 방을 찾은 서울대유학생들에게 기념품 등을 설명하고 있다.

동행한 학생들 질문은 다양했다.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이유, 한국 무기 수출 구조, 정치 활동과 언론 경력의 연결 지점 등등. 유 의원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배경에 대해 “국방이라는 중대한 주제를 좀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콘텐츠 하나하나가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방위산업이 독일 등 유럽 국가와 비교해 빠르게 성장한 이유도 자세히 풀어놓았다. “한국은 아직 종전이 아닌 정전 상태다. 그래서 방산 역량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야 하고, 실제로 K-2 전차, K-9 자주포 등은 폴란드와 같은 나라에 수출되며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핵무장에 대한 입장도 명확했다. 그는 “직접 핵무기를 보유하자는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자주적으로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기술적, 법적 기반을 마련해두자는 것”이라며, 2024년 자신이 주최한 ‘핵 잠재력 확보 정책토론회’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원자력법 개정, 한미 원자력 협정 재검토 등 현실적인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국회 의원회관 식당 배식대에서 국과 반찬을 담고 있는 유학생들.

간담회에 앞서 우리 유학생들은 국회 본회의장을 견학하고, 입법 절차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마지막 일정은 국회 구내식당에서의 저녁 식사. 전통과 권위가 서려 있는 공간에서의 짧은 식사는 이날 여정을 마무리하는 작은 휴식이자, 머릿속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간담회는 단순히 한 정치인의 생각을 듣는 자리를 넘어, 언론과 정치, 안보라는 주제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체감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수업이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유용원 의원이 학생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정성껏 답하고, 복잡한 사안을 쉽게 설명하려는 태도였다.

정치가 멀게만 느껴지는 시대에, 정치의 언어로 군을 이해하고, 언론의 눈으로 정치를 바라본다는 경험은 외국인 유학생들뿐 아니라 한국 청년들에게도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회 본청 계단에서

국회란 공간은 결국, 다양한 관점이 부딪히고 조율되는 곳이다. 이날의 만남을 통해 학생들은 한국 정치의 일면을, 그리고 유용원이라는 한 정치인의 철학과 실천을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정치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시간이었다.

편집국

The AsiaN 편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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