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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김영길 한동대 초대총장 ‘공부해서 남주자’

“배움은 나눔을 위한 것, 교육은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이다”

고(故) 김영길 박사는 과학자이자 교육자이며, 한국형 기독교 대학의 모델을 구현한 개척자였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6대학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귀국 후 포항공대와 KIST 등에서 연구와 교육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사회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은 바로 한동대의 설립과 초대총장으로서의 18년간 리더십이다. 그는 2019년 10월 20일, 향년 75세로 별세했다. 그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아쉬움과 함께 큰 울림을 남겼다.

그의 저서 <공부해서 남 주자>(비전과리더십, 2016년)는 한동대 설립 과정의 고난, 총장으로서의 교육 철학,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의 소명을 고백한 영적 회고록이자 교육 선언문이다. “공부해서 남 주자”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지성과 영성이 조화를 이루는 참된 교육의 방향을 제시한 좌표다.

성스러운 교육철학과 삶의 목적

김 박사는 교육을 진로나 성공을 위한 도구로 보지 않았다. 그는 교육을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봉사로 여겼고, “정직하라, 나누라, 섬기라”는 가치를 학생들에게 반복해서 강조했다. 이는 한동대학교의 정신적 토대가 되었으며, 그는 “진리와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교육은 죽은 지식”이라며 지식, 인격, 신앙이 통합된 전인교육을 실현하고자 했다.

한동대학교: 신앙과 글로벌 역량이 결합된 인재 양성소

김영길 박사의 비전 아래, 한동대는 ‘정직 서약서’를 쓰는 전교생, 기숙사 중심 공동체, 신앙과 학문이 통합된 교육으로 독특한 정체성을 세워갔다. 학문적 깊이는 물론, NGO, 국제기구, 유엔, 선교, 글로벌 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졸업생들이 진출하며 ‘세상을 섬기는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전공 간 장벽을 허문 융합교육, 해외 봉사학기, 공동체 중심의 캠퍼스 문화 등은 한동대만의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왜 공부해야 하는가?

김 박사는 이 책에서 거듭 묻는다. “왜 공부하는가?” “누구를 위해 배우는가?” 그가 내놓은 답은 명확하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다.” 배움을 통해 얻은 지식과 능력은 결국 타인의 삶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교육 철학의 핵심이다.

김영길 박사의 다른 저서들

<공부해서 남주자> 외에도 김영길 박사는 다음과 같은 책들을 통해 삶과 교육, 신앙에 대한 통찰을 나누었다.
-<살아있는 믿음> (2007, 생명의말씀사): 과학자에서 신앙인으로의 여정을 고백한 영적 에세이.
-<정직한 나의 인생> (2005, 두란노): 정직을 삶의 핵심 가치로 삼은 교육자의 신념.
-<신앙은 인격이다> (2008, 비전과리더십): 신앙과 인격이 분리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교육의 목적이 인격 형성에 있음을 역설한 저작.

이 책들은 모두 <공부해서 남주자>와 맥을 같이 하며, 신앙과 교육, 인생의 목적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공부해서 남주자>는 교육 종사자는 물론, 인생의 의미와 배움의 본질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지성과 영성, 리더십과 섬김이 어우러진 김영길 박사의 삶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닌, ‘성공 이후의 책임’을 성찰하게 한다. 이 책은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라, 한국 기독교 고등교육의 이정표이자 한 교육자의 살아 있는 신앙 고백서다. 그의 철학과 정신은 지금도 한동대학교와 그가 길러낸 수많은 제자들의 삶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덧붙이는 말: 아시아엔에는 그동안 한동대 출신이 2명 인턴으로 거쳐갔다. 이들 모두 김영길 총장의 가르침을 잘 잇는 것이었다. 또 서덕수 교수 등 내가 만난 ‘한동인’들 모두 한결같았다.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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