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승리의 순간이 가장 위험할 때가 많습니다”
사사기 7장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너를 따르는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넘겨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슬러 스스로 자랑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삿 7:2)
이스라엘과 전쟁하려고 모인 미디안 병력은 135,000명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 눈에는 그들이 메뚜기 떼나 바다의 모래와 같이 많아 보였습니다. 미디안과 맞서기 위해 소집한 이스라엘의 병력은 몇 명이었을까요? 32,000명이었습니다. 기드온은 전투에 참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더 모아보려고 안간힘을 썼을 것입니다. 한 명의 병력이 아쉬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하나님이 기드온에게 하신 말씀은 납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135,000명의 적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아군 32,000명이 너무 많다고 하십니다. 기드온은 귀를 의심했을 것입니다. 너무 많다니요. 하나님은 135,000명이 너무 많다고 하신 게 아니라 32,000명이 너무 많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기드온은 전쟁이 두려운 사람들을 한 번 솎아냅니다. 그러자 목숨을 건 10,000명이 남았습니다. 죽을 때까지 싸울 준비가 된 10,000명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또 한 번 “너무 많다”고 하십니다. 아니, 도대체 뭐가 많다는 것일까요?
하나님은 이미 승리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이스라엘이 전쟁에서 이겼을 때를 지금부터 준비하고 계셨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승리했을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전쟁에서 패배하는 것보다 더 큰 패배는 자아도취와 자기교만에 장악당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눈에는 32,000명이든 10,000명이든 교만의 불씨였던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승리의 순간이 가장 위험할 때가 많습니다. 성공하면 모든 것이 내 능력과 노력의 결과라고 착각하기 쉽고, 그 순간 교만의 불씨가 마음속에 자리 잡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교만에 빠지는 것을 누구보다 경계하십니다. 그래서 때로는 승리를 지연시키시고, 우리의 숫자를 줄이시며, 우리가 먼저 하나님 앞에 겸손히 엎드리도록 이끄십니다. 결국 가장 안전한 길은 하나님께 미리 항복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패배해서 겸손을 배우는 것보다, 하나님께 항복하며 겸손을 배우는 길이 더 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