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잠깐묵상] 무엇이 믿음인가?

신명기 31장

“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네 조상과 함께 누우려니와 이 백성은 그 땅으로 들어가 음란히 그 땅의 이방 신들을 따르며 일어날 것이요 나를 버리고 내가 그들과 맺은 언약을 어길 것이라”(신 31:6)

하나님은 알고 계셨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또다시 하나님을 버릴 것을 말입니다. 그들은 광야에서 40년 동안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법을 훈련받았습니다. 그러나 환경이 바뀌면 흔들리고, 당장의 유혹 앞에서는 과거의 결단을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 인간입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은 변질되기 시작합니다. ‘사람 고쳐 쓰는 것 아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독하게도 안 변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인간의 죄성은 쉽게 뿌리 뽑히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 스스로도 알지만, 하나님도 잘 아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간 이후, 얼마 되지 않아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뜨리는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출애굽 1세대가 다 죽고 세대 교체가 완벽하게 되었습니다. 가나안을 눈앞에 둔 그들의 각오는 40년 전 부모들과 사뭇 달랐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것 같아 보였을 뿐,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하나님의 판단입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회개하고 나서 언제 그랬냐는 듯 적반하장하는 것이 인간 아닐까요? 우리에게는 어떤 결단과 의지도 영원히 지속시킬 힘이 없습니다. 뼈저리는 후회와 뜨거운 눈물로 회개해 보지만, 유효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 나도 알고 하나님도 아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내가 다시 돌아설 것을 아시면서도 또다시 기회를 주십니다. 배신할 것을 아시면서도 또 한 번 믿어 주십니다. 얼마 안 가서 들켜버릴,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진심 어린 거짓말을 믿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믿음일까요?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것은 믿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믿음 없는 우리에게 무엇이 믿음인지를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믿는 믿음보다 하나님이 나를 믿어 주시는 믿음이 훨씬 컸습니다. 신실하지 못한 나에게 하나님은 언제나 신실하셨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믿는 줄 알았는데 하나님이 나를 믿어 주고 계셨습니다. 그 분의 신실하심이 나에게는 구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네 믿음이 너를 구원했다’며, 보잘것없는 나의 믿음에 후한 점수를 주시고는 합니다. 이런 분이 어디 있을까요? 정말 주님과 같은 분은 없습니다.

(잠깐묵상 오디오듣기⬇)

https://youtu.be/bt-Keiq75ZI?si=qOLkWzd9NvFPmf6h

석문섭

베이직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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