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잠깐묵상] 두려움, 없애기보다 대상을 바꾸다

신명기 7장

두려움은 칼과 같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삶이 갈기갈기 찢길 수도 있고, 두려움을 통해 인생이 아름답게 다듬어질 수도 있습니다. 세상을 두려워하면 우리는 난도질당하지만, 하나님을 두려워하면 우리는 조각됩니다. (본문에서)

“너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 곧 크고 두려운 하나님이 너희 중에 계심이니라” (신 7:21)

우리는 흔히 두려움을 극복해야 평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단순히 두려움을 없애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동시에 자신을 “크고 두려운 하나님”이라고 선언하십니다. 두려움의 유무보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은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하지만,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두려워할 분을 두려워하라.”

인간은 본질적으로 두려움 속에 살아갑니다. 가난이 두렵고, 실패가 두렵고, 타인의 평가가 두렵습니다. 늙어가는 것이 두렵고, 병드는 것이 두렵고, 잊혀지는 것이 두렵습니다. 죽음이 두렵고, 삶의 공허가 두렵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극복이 아니라 망각에 불과할 때가 많습니다. 돈, 젊음, 패기, 인기, 성공, 바쁨, 재미 등에 가려져 있을 뿐, 그것들이 사라질 때 두려움은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길은 그것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더 크고 절대적인 두려움, 즉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 (마 10:28).

두려움은 칼과 같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삶이 갈기갈기 찢길 수도 있고, 두려움을 통해 인생이 아름답게 다듬어질 수도 있습니다. 세상을 두려워하면 우리는 난도질당하지만, 하나님을 두려워하면 우리는 조각됩니다. 그러나 세상이 휘두르는 두려움의 칼은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마저 도려내려 합니다. 사람들은 인자한 미소만 짓는 형상을 조각해 놓고, 그것을 하나님이라 믿고 싶어 합니다. 자비를 말하며 경외를 지우고, 사랑을 강조하며 공의를 외면합니다. 하나님을 친절한 수호신으로 여기지만, 거룩한 주권자로 경배하지는 않습니다.

부모를 두려워할 줄 모르는 아이들이 버릇없어지듯,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신앙은 점점 자기중심적으로 변합니다. 이기심은 두려움과 불안을 더욱 부추깁니다. 결국 자기밖에 모르다가 자기 안에 갇혀, 다시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허덕이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를 크고 두려운 하나님, 참된 두려움의 대상 앞에 세웁니다. 두려움을 없애기보다 두려움의 대상을 바꾸라고 말씀합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우리에게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가르칩니다.

(잠깐묵상 오디오듣기⬇)

https://youtu.be/0exeWBLgMV0?si=TAVLGRrtFi_YgNgt

석문섭

베이직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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