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장봉군의 언론읽기] 서해훼리호 오보가 일깨운 기자의 기본

서해페리호 사건을 소재로 한 그림

만평 하나를 그리기 위해서는 7대 일간지의 정치·경제·사회면을 모두 본다. 사설이나 칼럼도 빠짐없이 읽고, 문화면도 대충은 훑어본다. 각기 다른 논점과 사실관계를 비교·분석하고 나면 눈이 꽤 아프다.

문화일보에 가기 전인 1993년 10월 10일의 일이다. 서해훼리호가 침몰해 300명 가까이 사망하고 70명이 구조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그런데 선장은 탈출해 잠적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지명수배까지 내려졌다. 하지만 선장을 봤다는 이야기는 ‘카더라’ 수준이었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만화로 그리지 않았다.

결국 선장 생존설은 오보로 밝혀졌고, 언론사의 대표적인 대형 오보 중 하나로 기록됐다. 선장은 마지막까지 배와 함께했다.

내가 신문사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의심하고 또 의심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일이다. 그렇게 걸러진 사실들을 조합해 해석과 평가가 이루어진다. 사물은 멀리서 보면 한 면만 보인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복잡한 다면체다. 그 여러 면의 경중과 가치를 따져 균형감 있게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 본다.

유튜브가 점령한 요즘의 공론장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일면만을 전부인 양 내세우고,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미거나 거짓을 진실인 양 포장한 이야기들이 난무한다. 공론장이 너무 오염돼 있다.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장봉군

시사만평가 및 일러스트레이터, 전 '문화일보' '한겨레' 만평 작가,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1·2' 일러스트 참여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
AI 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