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중, 시진핑 방미 앞두고 ‘1.5트랙 대화’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전·현직 관료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1.5 트랙 대화’가 25일 베이징에서 열렸음.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3차 미중 1.5 트랙 대화에는 중국 중앙부처와 지방정부, 싱크탱크 관계자와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 관계자 등이 참석해 정치적 상호 신뢰 증진, 경제·무역 협력 확대, 인공지능(AI)·과학기술 협력 방안 등을 논의.
– 2023년 시작된 미중 1.5 트랙 대화는 정부 당국자 간 공식 외교인 ‘1트랙’과 순수 민간 차원의 ‘2트랙’ 대화의 중간 형태로, 양국 정계와 전략·경제계, 학계와 민간 인사 등이 참여. 이 대화는 양국의 정치·경제·무역·과학기술·인적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제안을 내놓으며 미중 간 비공식 소통 창구 역할을 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음.
– 앞서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전날 이번 대화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은 미국 측 대표단을 만나 양국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 왕 주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중국에서 만나 미중 관계와 세계 평화·발전에 관한 중대한 문제를 놓고 심도 있게 소통했다고 언급.
– 그는 이어 “중국은 미국과 함께 양국 정상의 중요한 공동 인식을 전면적이고 정확하게 이행하기를 원한다”며 “서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증진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음. 또 각 분야의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이견을 적절히 관리해 미중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
– 미국 측 참석자들은 “현재 미중 관계가 특수한 시점에 놓여 있다”면서 “양국 정상의 좋은 관계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음. 미국 측은 양국 정상이 합의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 구축을 함께 이행하고 기업 간 협력과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AI 등의 위험을 방지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통신은 덧붙였음.
2. 중국, 허페이 시 등 지방고위직 잇단 교체
– 중국의 ‘벤처투자 도시’로 불리는 안후이성 허페이시 당서기와 남부 경제중심지인 광둥성 선전 시장 등 주요 지방의 고위직 인사가 이어지고 있음. 25일 싱가포르의 중국 일간지 연합조보에 따르면 허페이시는 지난 23일 당간부회의를 열어 친웨이궈 안후이성 당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를 신임 허페이시 당서기로 임명했다고 밝혔음.
– 친 신임 서기는 지난 5월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된 페이가오윈의 후임. 1970년생 광시좡족자치구 구이강 출신인 친 신임 서기는 시안교통대를 졸업해 광시류궁건설기계그룹 등 현지 국영기업에서 오래 일했고, 2009년 지방 당정 조직으로 자리를 옮겼음. 이후 류장현 현장과 당서기, 광시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부주임, 난닝시 부시장 등을 거쳐 2019년 안후이성에서 근무. 2024년 안후이성 부성장과 성 공안청장을 맡았고 지난해 7월 성 당상무위원 겸 정법위 서기로 승진.
– 허페이는 최근 2년 반 동안 당서기가 세 차례 교체. 중국의 ‘벤처투자 도시’ 허페이는 지난달 과창판(커촹반·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기술주 전용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D램 업체 창신테크놀로지(CXMT)의 주요 투자자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음. 지방정부 주도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전기차 등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이른바 ‘허페이 모델’이 주목받기도 했음.
–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도시인 선전에서는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두 달여 앞두고 시장이 교체. 선전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24일 친웨이중의 시장직 사의를 수리하고 리윈을 부시장 겸 시장대행으로 임명. 1973년생 후베이성 쑹쯔시 출신인 리 시장대행은 2000년 우한대에서 세계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오랫동안 금융권에서 근무한 ‘금융통’. 중국농업은행 전략관리부·전략기획부 부총경리와 구이저우성 지점장, 중국건설은행 부행장 등을 거쳤고 지난해 3월 광둥성 부성장으로 임명.
– 선전에서는 올해 들어 당·정 최고 책임자가 모두 교체. 지난 3월에는 쓰촨성 당위원회 조직부장이던 진레이가 광둥성 성장으로 승진한 멍판리의 뒤를 이어 선전시 당서기 자리에 올랐음. 진 서기는 선전의 첫 ’70허우'(70後·1970년대생) 당서기. 구이저우성의 성도인 구이양에서도 당서기가 교체. 대만 단장대 중국대륙연구센터의 훙야오난 주임은 연합조보에 최근 성부급 간부들의 집중적인 인사 이동을 2027년 중국공산당 제21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둔 인사 배치의 일환으로 해석.
3. “일본 정부, 미국 ICC 일본인 소장 제재 대응 미흡”
– 일본 여야 의원들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일본인 소장을 제재한 것에 대한 일본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하는 성명을 24일 발표. 일본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인권 외교를 초당적으로 생각하는 의원연맹’은 미국 정부가 아카네 도모코 ICC 소장 등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대응이 “타국에 비해 현저히 미흡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음.
– 의원연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아카네 소장 제재가 나온 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단순한 감상일 뿐 의사 표명이 아니다”라고 일축. 또 ICC 본부가 있는 네덜란드가 미국의 제재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 국제사회가 제재 발표 수일 내에 행동에 나섰다고 지적.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아카네 소장 등의 제재에 대해 미국 측에 항의하고 즉각적인 철회 요구에 나설 것을 촉구.
– 의원연맹 공동회장인 나카타니 겐 자민당 의원(전 방위상)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연맹 총회에서 “법에 의한 질서는 일본 외교의 기축이자 안보 정책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음. 총회에는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등이 참석했고 아카네 소장이 의원연맹에 보낸 메시지가 소개. 아카네 소장은 “ICC의 존속과 법의 지배를 끝까지 수호해 달라”고 호소.
–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ICC를 일관되게 지지하며 아카네 소장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 필요한 지원을 확실히 하겠다”고 미국 제재에 대한 반론 없이 원론적 입장을 내놓는 데 그쳤음. 이런 가운데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이날 일본 외무성이 도쿄에서 아시아·아프리카 행정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연 국제법 세미나에서 미국의 ICC 관계자 제재에 대한 언급은 내놓지 않고 일본이 국제 사법기관의 역할 강화에 힘써왔다는 점만을 강조해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임.
– 일본 중심의 국제 비영리 재단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범죄 예방과 형사사법 발전 활동을 하고 있는 아시아형정재단(ACPF)도 “어떠한 부당한 간섭도 받지 않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아카네 소장 연대 성명을 발표.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문제 삼아 ICC 인사들을 줄줄이 제재하고 있음. ICC는 아카네 소장 등이 추가되면서 판사 18명 중 9명, 차장검사 2명 전원, 전직 검사장 1명과 직원 1명이 미국 제재 대상이 됐다고 밝혔음.
4.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강진 사망자 100명·이재민 18만명
– 최근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을 강타한 규모 7.7 강진 이후 사망자 수가 100명으로 늘고, 이재민 수도 18만명으로 급증. 25일(현지시간) 로이터·EFE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BNPB)는 지난 15일 플로레스섬 북부 해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지금까지 100명이 숨지고 1천603명이 다쳤다고 밝혔음. 또 지진 발생 후 주택 7만3천818채와 공공시설 1천915곳이 파손됐으며 대피한 이재민 수도 18만명으로 급증.
– 수하리안토 BNPB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중상자들이 치료받던 중 숨지면서 사망자 수가 더 늘었다며 여진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 규모 7.7의 첫 강진 이후 전날까지 규모 1.1∼6.2의 여진이 6천400차례 넘게 기록. 수하리안토 청장은 “주민들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지진만 140차례에 달했다”며 “주민들은 집에 돌아가기가 두려워 대피소에서 머물고 있다”고 말했음. 다만 그는 최근 며칠 동안은 여진이 줄었다며 더 강력한 지진이나 쓰나미와 관련한 허위 정보를 믿지 말라고 당부.
– BNPB는 지난 23일까지 텐트와 매트리스를 비롯해 식량과 위생용품 등 1천톤(t)의 구호 물품을 피해 지역에 전달했으며 앞으로 구호 물품 500t을 더 지원할 방침.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앞으로 3∼4주 동안 여진이 계속 일어나다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 앞서 지난 15일 오전 5시 58분께 인도네시아 동부 소순다 열도에 있는 누사틍가라티무르주 북부 해안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
– 2억9천만명이 사는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폭발이 자주 발생. 2004년에는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의 반다아체 해상에서 규모 9.1 강진이 일어난 뒤 거대 쓰나미가 휩쓸어 17만명이 숨졌음. 200만명이 사는 플로레스섬에서는 1992년에도 규모 7.7의 강진 후 쓰나미가 덮쳐 2천500명가량이 사망.
5. 방글라데시, 성추행 신고 여학생 살해한 전직 교장 사형
– 7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공분을 일으킨 ‘성추행 피해 여학생 보복 살해’ 사건의 피고인인 전직 교장이 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음. 25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아시아뉴스네트워크(ANN) 등에 따르면 전날 방글라데시 항소법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전직 이슬람 학교 교장인 SM 시라즈 우드 다울라와 그의 지인에게 1심과 같은 사형을 선고. 항소법원은 또 범행에 가담했다가 1심에서 함께 사형을 선고받은 공범 14명 가운데 4명은 무기징역으로 감형하고 나머지 10명에게는 무죄를 선고.
– ANN은 항소법원의 구체적인 유·무죄 판단 이유는 판결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음.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법원이) 무분별하게 일괄적으로 (모든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지적.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일부 피고인 측 변호인은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거나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 그러나 방글라데시 검찰은 문서와 증언 등을 토대로 정의를 실현해 달라고 항소심 재판부에 요청. 피해자 가족들은 “(아직도) 보복을 위협하는 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우리 (가족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
– 다울라 등은 2019년 4월 6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100㎞가량 떨어진 페니 마을에서 당시 19살 여학생인 누스라트 자한 라피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 라피는 열흘 전 당시 교장이던 다울라에게서 성추행을 당한 뒤 부모를 통해 경찰에 신고. 이후 성추행 혐의로 체포된 다울라는 지인을 시켜 라피 가족에게 고소를 철회하라고 협박했으며 공범들에게 필요하면 라피를 살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음. 결국 라피는 학교 옥상에서 산 채로 불에 태워져 전신 80%에 화상을 입었고, 나흘 뒤 숨졌음.
– 조사 결과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이슬람 복장인 ‘부르카’를 쓴 남성들이 라피를 꾀어 학교 옥상으로 부른 뒤 고소를 철회하라고 강요했으며 라피가 거부하자 몸에 등유를 끼얹고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 이 사건이 알려지자 당시 방글라데시 전역에서 큰 공분이 일었고, 가해자를 엄벌하고 여성 인권을 보호하라고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랐음.
6. 카자흐스탄 조기 총선, 친정부 성향 신당 압승
– 올해 개정된 헌법에 따라 실시된 카자흐스탄 조기 총선에서 친정부 성향의 신당이 압승함에 따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입지가 한층 더 강화될 전망. 24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친정부 성향인 아딜레트당이 득표율 71.17%를 기록했다고 밝혔음. 이어 농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인민민주애국당 ‘아울’이 득표율 6.26%를 얻어 2위를 차지.
– 아딜레트당은 토카예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주도해 올해 5월 창당됐으며 6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오랜 기간 집권한 아마나트당까지 흡수. 아딜레트당이 이번 조기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과거 30년 동안 장기 집권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카자흐스탄 대통령 측근들의 영향력은 더 줄어들고 토카예프 대통령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예상. 이번에 의석을 확보한 아울 등 소규모 야당 4곳마저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우호적 성향.
– 이번 조기 총선은 지난 3월 국민투표를 통해 의회 구조를 개편하고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헌법이 개정됨에 따라 실시. 7개 정당이 5년 임기의 의석 145석을 놓고 경쟁했으며 투표율은 74%를 넘은 것으로 집계. 카자흐스탄 총선은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여서 후보자 개인이 아닌 정당에 투표하고,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
– 앞서 토카예프 대통령이 주도한 개헌은 상원을 없애 의회 구조를 양원제에서 단원제로 바꾸고 대법원장, 중앙은행 총재, 헌법재판소장 등 고위 공직자를 대통령이 직접 임명할 수 있게 했음. 지난달 카자흐스탄 헌법재판소는 개헌으로 토카예프 대통령의 현재 임기는 차기 임기를 계산할 때 포함하지 않는다며 2029년 임기가 만료될 때 다시 출마할 수 있다고 판단.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2029년 대선에 출마해 당선되면 2036년까지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음. 현재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임기는 7년으로 연임은 허용하지 않음.
– 전날 수도 아스타나에서 투표한 토카예프 대통령은 2029년 대선에 재출마할 계획이냐는 취재진 물음에 아직 언급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법률에 따라 재선될 권리가 있다”고 답했음. 그러면서 새 헌법에 따라 신설된 부통령직 인선 결과는 향후 열흘 안에 발표할 계획이라며 잘 알려진 인물일 것이라고 덧붙였음. 카자흐스탄 경제중심도시 알마티 출신인 토카예프 대통령은 초급 외교관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두 차례에 걸쳐 10년 동안 외무장관을 지냈고, 총리와 상원의장 등을 역임.

7. 이란, 미국 제재에 “허풍” 조롱…무력동원·해협봉쇄 카드
– 이란을 강력히 제재하는 ‘경제적 왕따 작전’을 선언한 미국에 대해 이란 측에선 ‘허풍’이라며 조롱 섞인 반응이 나왔음. 이란 협상단장이자 의회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24일(현지시간) 엑스에 “미국인들도 아무도 그들의 허풍을 안 믿는다는 걸 안다. 경제적으로 미국은 다른 나라와의 거래를 더 제한할 만한 위치가 아니다”라고 말했음. 이어 “이란의 무역 상대국들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그리고 우리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미국의 이런 말들에 개의치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고 주장.
– 이란 타스님뉴스는 이날 이란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의 이번 조치는 실질적 경제 제재를 가하기보다 여론 조성이 주목적”이라며 “트럼프 미디어팀이 기획한 조치로, 이란 국민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라고 평가. 이란은 이슬람 혁명 이후 1980년부터 거의 50년 이어진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는 노하우를 축적했고, 이란 당국은 자국민이 결핍과 제한에 익숙하다고 보는 터라 이란이 이번에도 미국과의 ‘경제 전쟁’에 버티기로 응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음.
– 일각에선 미국의 제재를 일방적으로 당해야 했던 이전과 다르게 지금은 무력을 동원할 수 있는 전쟁 국면인 만큼 이란이 ‘버티기 작전’을 넘어 공세적으로 나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옴. 일단 이란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큼. 이란 측은 미국의 압박이 강화될 때마다 “페르시아만 어디를 통해서도 단 한 방울의 기름조차 수출되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하곤 했음.
– 미국이 제재 강화를 선언한 24일 이란 당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유조선 45척을 제재 명단에 올렸음. 특히 원유를 싣고 걸프해역(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바깥쪽 오만 항구를 오가며 환적 수출에 기여한 ‘셔틀선’ 운항도 막겠다고 경고. 우군인 예멘 반군과 공조해 중동의 또 다른 물류 요지인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도 더 강화할 수도 있음.
– 걸프국가에 대한 공세도 이란의 선택지 중 하나.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22일 국영방송에 “미국이 벌이는 경제 전쟁에 참여하는 어떤 국가도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란군도 18일 “미국의 공격을 위한 어떠한 지원이나 편의 제공도 군사행동 동참으로 간주하겠다”며 미군 기지가 주둔한 중동 국가들을 겨냥. 미국이 ‘경제 전쟁’을 선포한 만큼 이란도 이슬람의 형벌 원칙인 키사스(눈에는 눈 원칙)에 따라 걸프 국가의 에너지, 물류 터미널, 담수화 시설 등 경제 인프라까지 공격할 정당한 명분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음.
8. 사우디, 석유 수출길 사수 ‘선박 전쟁보험’ 추진
–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수출길을 사수하기 위해 국가가 손실 위험을 일부 보증하는 방식의 ‘선박 전쟁보험’ 도입을 추진하고 있음.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최근 영국 보험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전쟁 및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국가가 보험사의 손실 위험을 일부 나눠 지는 방식의 선박 전쟁보험 도입을 논의.
–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보험 풀’을 꾸려 선박들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선박 나포나 미사일 공격 등 실제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당 최대 1억8천600만달러(약 2천315억원) 규모의 보험금을 보장하는 방식. 이때 1차 보장은 민간 보험사와 재보험사들이 맡고, 피해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에는 국영 사우디 수출입은행이 ‘백스톱'(손실 보전 장치)을 가동해 수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을 지원하게 됨. 사우디 정부의 구체적인 위험 분담 규모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음.
– 최근 사우디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의 경색,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의 홍해 위협 때문에 석유 수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음. 보험사들은 사우디 관련 선박을 미국·이스라엘 자산과 같은 고위험 자산으로 분류하기 시작했고, 사우디 선박 및 화물에 대한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거나 관련 보장을 제한하고 나섰음. 일부 보험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제한된 후 사우디의 핵심 수출 거점으로 떠오른 홍해의 얀부 항구 등에서 아예 선박 전쟁 보험 판매를 거부하고 있다고 FT가 전했음.
– 과거에도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보험을 이용하기 어려울 때 국가가 직접 나서 보험 풀을 설립한 전례가 있음. 영국 보험업계와 정부는 1993년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테러에 대비해 보험 풀을 도입했고, 미국도 2001년 9·11 테러 이후 유사한 제도를 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