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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7.4 강진…세이브더칠드런 “아이들에게 초기 72시간은 생명”

지진 피해 현장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지난 6월 이웃 나라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대지진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이번에는 콜롬비아 땅이 크게 흔들렸다.

8월 10일 콜롬비아 서부를 규모 7.4의 강진이 덮쳤다. 콜롬비아에서 금세기 들어 가장 파괴적인 지진으로 평가되는 이번 재난으로 11일 현재 최소 254명이 숨진 것으로 현지별 집계에서 나타났다. 페레이라에서 101명, 칼리에서 95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으며 곳곳에서 수색과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통신이 두절된 지역도 적지 않아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아파트와 주택뿐 아니라 학교와 의료시설도 무너졌거나 크게 파손됐다. 수천 명이 집을 잃었으며, 100차례가 넘는 여진이 이어져 주민들은 건물 안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밤을 보내고 있다.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은 중장비와 맨손으로 잔해를 걷어내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특히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진앙과 가까운 초코(Chocó)주다. 숲과 강이 많은 데다 교통과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이다. 일부 원주민 공동체는 전력과 식수, 의료서비스마저 끊겼다. 도로와 통신이 막히면서 구조대와 구호물자가 도착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한 지역 주민은 인터넷 신호를 잡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가야 할 정도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가혹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집이 무너지면 아이들은 잠잘 곳을 잃고, 학교가 무너지면 일상이 사라진다. 식수와 위생시설이 파괴되면 어린아이들은 설사와 감염병에 먼저 노출된다. 부모와 헤어지거나 반복되는 여진을 경험한 아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두려움도 오래 안고 살아갈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역시 지진 이후 어린이들에게 의료지원과 깨끗한 물, 식량과 위생용품, 안전한 공간과 심리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가 국내 후원자들에게 보낸 긴급구호 안내에 따르면 국제 세이브더칠드런은 지진 발생 직후 초기 대응에 착수했다. 콜롬비아에서 약 40년간 활동해온 현장 기반을 활용해 긴급구호아동기금 40만 달러를 우선 배정하고, 사전에 확보해둔 위생용품을 피해 지역에 전달할 준비를 하고 있다. 향후 현장 조사에 따라 식량·위생·아동보호·생계 분야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긴급구호에서 흔히 말하는 ‘72시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무너진 건물 아래에서는 한 시간이 생사를 가른다. 깨끗한 물이 끊긴 곳에서는 하루가 지나면서 감염 위험이 커진다. 부모와 헤어진 어린아이에게는 자신을 보호해줄 어른과 안전하게 머물 공간이 필요하다.

콜롬비아에서는 지금도 구조대원들이 잔해 앞에서 사람들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한 뒤 귀를 기울인다. 무너진 건물 안에서 들려올지 모르는 작은 소리를 찾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진 발생 38시간 만에 무너진 건물에서 여성이 살아 구조되는 사례도 나왔다.

재난의 숫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커진다. 100명, 200명, 250명…. 그러나 그 숫자 하나하나에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한 사람이 있고,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가 있고,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 모르는 학교가 있다.

베네수엘라에 이어 콜롬비아까지 연달아 강진을 겪으면서 남미 지역의 재난 대응 부담도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역시 지난 6월 두 차례 강진으로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지진 이후 깨끗한 식수와 위생시설 부족으로 어린이들의 2차 건강 피해가 우려돼 왔다.

지진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무너진 곳에서 한 사람을 더 살리고, 물 한 병과 위생용품을 먼저 보내고, 두려움에 떠는 아이가 머물 안전한 공간을 마련하는 일은 사람이 할 수 있다.

콜롬비아의 구조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재난 속 아이들에게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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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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