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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47%·20년간 100원씩 단 5회 배당, 이게 정상인가?”…주식농부 박영옥, 조광피혁 이사회에 공개요구

조광피혁 주식농부

한 기업의 대주주가 이사회에 보낸 공개 주주서한이 한국 자본시장의 오래된 구조적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주식농부’로 잘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조광피혁 이사회를 향해 자사주 대규모 소각과 배당 정상화를 요구하며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의 2대 주주(지분 12.67%)로, 최근 이사회에 공개 서한을 보내 기업가치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촉구했다. 그의 문제 제기는 단순한 경영권 분쟁 차원을 넘어, 자사주와 주주환원, 그리고 기업 지배구조라는 한국 증시의 고질적 과제를 정면으로 건드린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 대표가 제시한 핵심 근거는 자산 구조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조광피혁의 총자산은 약 6418억원. 그러나 피혁 제조 등 본업에 사용되는 유형자산은 177억원으로 전체의 2.8%에 그친다. 반면 국내외 주식 등 금융자산이 자산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제조업체라기보다 투자회사에 가까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광피혁은 애플, 버크셔 해서웨이 등 해외 우량주와 국내 주요 상장사를 장기간 보유해 상당한 투자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 역시 투자 성과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는 “그 성과가 주주에게 환원되지 않는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논란의 핵심은 자사주다. 조광피혁이 보유한 자사주는 전체 발행주식의 46.57%에 달한다. 유통주식 수와 맞먹는 규모다. 박 대표는 이를 두고 “경영권 방어용 ‘핵무기’이자 기업가치 평가를 왜곡하는 요인”이라고 표현했다. 자사주가 대규모로 묶여 있을 경우, 시장에서의 가격 형성과 지배구조 평가에 지속적인 할인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배당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조광피혁은 상당한 이익잉여금과 보유 주식에서 발생하는 배당 수익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지난 20년간 100원씩 단 5회 배당 외에는 한번도 배당을 받지 못했다”며 “최근 3년간 단 한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박 대표는 자사주 단계적 소각(상반기 내 50% 우선 소각), 당기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주주환원에 활용하는 중장기 로드맵 공개, 해외 주식 배당금의 특별 배당 환원, 사외이사 확대 등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요구했다.

이사회에 대한 답변 시한은 2월 15일로 제시됐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박 대표는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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