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사회

[임영상의 글로컬 뷰] 고려인 1만1천명 아산시, 동포 정착지원 강화해야

제1회 아산시 고려인 축제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정 충남고려인지원협회 대표, 오세현 아산시장,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 김산 메리츠화재 본부장 겸 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 이사.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
[아시아엔=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2025년 8월 15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열린 제1회 아산시 고려인 축제에 참여했다. 이오석 동북아생명누리협동조합 이사장과 신도림역에서 만나 지하철 1호선 신창행 급행열차를 탔고, 가을학기부터 호서대 초빙교수로 일하게 될 정막래 교수는 대구에서 승용차를 타고 신창에 도착했다. 정 교수는 2019년 10월 아시아발전재단의 ‘한국에서 아시아를 찾다’ 프로젝트 수행 시 방문한 이후 두 번째 방문이고, 필자는 2022년 10월과 2023년 8월에 이어 네 번째 방문이다.

신창면 읍내리 고려인마을을 둘러본 뒤 (사)충남고려인지원협회를 찾았다. 간판에는 ‘재외동포청 비영리사단법인’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다만 이날은 사무실에 이정 대표와 지도자 최세르게이를 비롯한 회원들이 모두 행사장에 나가 있어 방문은 다음으로 미뤘다. 이 대표는 2023년 12월 14일 제천시 재외동포지원센터에서 열린 ‘한국에서 고려인마을을 찾다’ 북토크 행사에도 함께했었다. (<아시아엔> 2023-12-20 “[‘책나눔’ 후기②] ‘한국에서 고려인마을을 찾다’ 북토크에 모인 사람들”)

기관의 예산 지원 없이 참여단체 재능기부로 치러진 제1회 아산시 고려인 축제

오른쪽부터 아산시가족센터 우정민 센터장, 박나나 사무국장, 이원희 둔포분원 팀장

2024년 기준 아산시 거주 고려인은 약 1만1천 명으로, 안산시(약 2만3천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신창면뿐 아니라 둔포면 초중학교에도 고려인 학생이 크게 늘었으며, 온양용화고에는 고려인 학생만 90명에 이른다. (<아시아엔> 2024-09-23 “[임영상의 글로컬 뷰] 온양용화고 ‘중도입국 고려인 학생’ 교육현장을 가다”)

아산시가족센터는 2019년 10월 신창분원, 2022년 11월 둔포분원을 차례로 열어 고려인 성인과 학생을 위한 한국어교실 등 지원 사업을 진행해왔다. 2024년에는 전국다문화도시협의회가 주관한 다문화 및 외국인 주민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고려인주민 정착지원 우리동네, 아산’ 사업을 수행했고, 이번 축제에도 부스를 설치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신창여유’ 건물(상)과 무대에서 태권도 품새 공연을 펼치는 고려인 청소년들(하)

축제는 신창행복누림터 ‘여유’ 무대에서 열렸다. 마루 카페에서 더위를 식히며 자연 속에서 행사를 즐길 수 있었고, 예산 지원 없이 민간 후원과 재능기부로 진행된 자생형 지역축제였다.

이정 충남고려인지원협회 회장은 개막식 인사말에서 “의병의 후예인 고려인들이 대한민국 땅에서 다시 하나로 뭉치는 역사적 첫걸음을 아산에서 시작한다”며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고려인의 삶과 문화를 지역과 나누겠다. 이번 축제를 전국 고려인을 잇는 ‘만남의 장’이자 공동체의 메카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2026년에는 아산시의 지원과 협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세현 아산시장도 내년에는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며 시의회 홍성표 의장과 의원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광주 고려인마을 광복 80주년 ‘대한독립만세’ 행사(사진 제공: 광주 고려인마을)

같은 날 아침 광주 고려인마을에서도 ‘광복 80주년, 고려인마을에서 울려 퍼진 대한독립만세’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었다. 광산구청은 재외동포청의 ‘지역별 재외동포 정착지원 공모사업’(하반기)에 선정돼 사업비의 50%를 지원받았으며, 주민 참여형으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유튜브 영상(https://youtu.be/AIkIlXETCiA?si=Y3kNRKYE1VkAmVWz)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 재외동포 정착지원 사업, 추가공모 진행 중

현재 ‘국내동포’의 지역사회 정착을 지원하는 ‘지역별 재외동포 정착지원 공모사업’ 추가공모가 진행 중이다. 일회성 행사도 가능하지만, ‘고려인 성인 직업훈련’과 ‘고려인 청소년 주말 교육(멘토링)’은 공모 취지에 잘 부합한다. 특히 중도입국 청소년이 많은 아산시는 청소년 사업이 중요하다.

아산시가 추경을 편성하고 충남고려인지원협회가 아산시가족센터(신창·둔포 분원)와 협력해 한국어와 러시아어 이중언어를 구사할 전문가를 멘토로 초빙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아시아발전재단이 ADF 총서(3)로 간행한 ‘함께 하는 고려인 이야기’는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작성되어 있어 후기 청소년 교육에 유용하다. (<아시아엔> 2024-10-22 “[임영상의 글로컬 뷰] 고려인 한국정착에 꼭 필요한 책 ‘함께 하는 고려인 이야기’”)

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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