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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만의 생태탐구] 군산 하제마을 수리부엉이

수리부엉이 어미와 새끼 <사진 박경만>

육추 중인 수리부엉이가 기다리는 군산으로 봄바람을 가르며 내달렸다. 암벽 틈새로 솜털이 뽀송뽀송한 귀여운 아기부엉이 두 마리가 노란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6km 거리의 또 다른 둥지엔 엄마새가 아기새 곁에 꼭 붙어 있다.

수리부엉이 새끼들 <사진 박경만>

둘 다 인가 옆 노출된 암벽에 둥지를 틀었는데 수리부엉이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먹이사냥이 유리한 걸까?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에 사람 곁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을까?

군산에 온김에 하제의 명물 팽나무를 보고가라고 양광희 선생이 안내해 준다. 하제와 새만금은 비상계엄령 만큼이나 엄혹한 세월을 견디고 있다.

수리부엉이 <사진 박경만>

한때 2000여명이 모여 살던 하제마을은 미군기지 확장으로 강제수용되어 공터로 변했고, 500살 먹은 팽나무 한그루가 수호신처럼 남아 텅빈 마을을 지키고 있다.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사람들이 팽나무 주위에 “전쟁 말고 평화” “공항 말고 갯벌” 표지판을 세우고 또 하나의 내란세력과 싸우고 있다.


박경만

박경만 '고양신문' 편집인, 전 한겨레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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