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세대 김정은에게 필요한 건?
온라인 시대 ‘소프트 파워’로 북한 개방 이끌어야
북한 주민들은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였던 김정일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크게 슬퍼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리더란 단 한 사람뿐이었다. 처음엔 북한 체제를 구축한 김일성, 그 후에는 그의 아들인 김정일. 그런데 그 리더가 지난 주에 사망했다. 이제 권력의 축은 김정은에게로 넘어갔다. 사람들의 시선이 온통 그에게로 쏟아지는 가운데 현재의 분위기는 변화보다는 안정이다.
1994년 그의 부친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일은 북한의 전체주의 시스템을 그대로 지켜냈다. 그에게는 개혁에 대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스위스 유학파인 29살의 젊은 김정은은 여러 가지 새로운 도전 과제와 함께 새로운 접근을 할 필요성에 직면하고 있다.
우선 김정일의 사망은 지역별 정치 체제가 변화하는 역사적인 시점에서 발생했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에서는 일반 시민들이 일어나 봉기했으며 여러 독재 정권이 무너지는 장면은 중동 정치사를 다시 쓰게 했다. ‘아랍의 봄’이 힘을 얻게 되자 이슬람 국가들의 수장과 국왕까지도 자리보전을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시리아의 천하무적 아사드 역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버마의 군부 정치인들이 강경일색이던 정치적 노선을 바꿔 약간의 자유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그녀가 이끄는 정당이 선거 등록을 허가 받았다. 버마의 이 같은 변화는 북한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버마는 1960~1980년대 사이 네윈 장군이 버마식 사회주의를 주창하며 독자적인 이데올로기를 발전시켜 나갔지만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를 보진 못했다.
물론 북한은 버마가 아니다. 북한 정부의 완전한 언론 장악은 주체 사상을 제외한 모든 바깥 세상의 아이디어와 가치와 이념으로부터 주민들을 격리시켰다. 인터넷은 오로지 공산주의 국가와 그 지도자들을 찬양하기 위해 활용될 뿐이다. 그런데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에도 휴대폰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우리가 아랍 혁명에서 본 것처럼 뉴미디어 테크놀로지가 북한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모르겠다.
튀니지 혁명의 발단이 된 것은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정부의 억압에 대한 항의로 분신자살한 사건이었다. 그의 죽음은 실업, 부정부패, 높은 물가 등으로 불만에 꽉 차 있던 국민들에게 도화선이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변화를 요구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인터넷의 영향이 크다. 아랍 세계의 신세대와 젊은 네티즌들이 정부 주도의 제도권 미디어의 틀에서 벗어나 봉기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제 곧 권좌에 오르는 김정은은 Y세대에 속한다. 인터넷 세대가 이미 도래한 상황에서 Y세대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은 기성 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새로운 후계자에게 있어서 당면 과제는 지혜롭게 세대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버마와 마찬가지로 북한 역시 국제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데 특히 핵 관련 이슈와 관련해서 미국으로부터 큰 압박을 받고 있다. 문제는 압박을 하면 할수록 북한이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 계속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속을 알 수 없는 북한의 지도자들은 그들에게 위협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증명한 바 있다.
무력으로는 굳게 닫혀있는 사회의 문을 절대 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경 없는 온라인의 세계에서는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의 소프트 파워가 요술을 부릴 수도 있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서 아시아 국가의 기자들이 등장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남한의 기자들은 북한의 기자들을 만나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대해서 의견 교환을 했다. 이젠 다른 아시아 국가의 기자들이 동참해서 대화의 판을 키우고 접촉면을 늘리고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면 북한의 배타적이고도 고립된 국가 이미지가 새롭게 바뀔 것이다.
김정일 사망 며칠 전에, 싱가포르의 소규모 신문방송학과?학생단이 평양과 개성을 방문했었다. 어떤 곳은 자유롭게 찍어도 되는 반면 어떤 곳은 엄격하게 금지되었는데 그들이 결국 전체적으로 보게 된 것은 김씨 가문이 만든 북한 사회의 마지막 모습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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