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로하니 “미국, 이란 ‘핵권리’ 인정해야”

“P5+1과 새 협상안 도출 원해…우라늄 농축은 중단 안 해”

이란의 새 대통령에 당선된 하산 로하니(64)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이 핵 협상을 원한다면 이란의 핵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하니는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이날 수도 테헤란에서 가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서방의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핵 프로그램을 더욱 투명하게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 아라비야와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라면서도 “우리는 양국 간 긴장 관계를 고조시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소위 ‘P5+1’과 새로운 협상안을 도출해 내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란과 P5+1의 협상은 지난해 4월 이스탄불 협상을 시작으로 지난 4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나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로하니는 개혁 성향의 모함마드 카타미 전 대통령 시절인 2003~2005년 핵 협상단 수석 대표를 맡았다.

다만, 로하니는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을 검토하지 않겠다”며 핵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또 2년 넘게 이어진 시리아 유혈 사태와 관련해 “시리아 국민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면서 외국의 개입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제사회에는 이란의 변화를 잘 이용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온건주의 노선을 표방했다고 강조했다.

로하니는 지난 14일 치러진 대선에서 전체 유효투표수 3천670만4천156표 가운데 과반을 조금 넘는 1천861만3천329표(50.71%)를 얻어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당선을 확정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과 적대적 관계인 이스라엘은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해도 이란의 핵 정책에는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란의 대선 결과는 이란 정부에 국민의 불만이 만연해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면서도 “불행히도 대선 결과가 이란의 핵 야망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한상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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