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종파분쟁 격화, 사망자 100명 육박
1주일간 사망자 200명 넘어…종파내전 재연 가능성
이라크의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간 종파 분쟁이 갈수록 격렬해지면서 종파 내전이 재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이라크 전역에서 시아파와 수니파 등을 겨냥한 각종 테러로 최소 95명이 숨져 지난해 7월 23일 115명이 희생된 연쇄 테러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종파 내전이 격렬했던 2006∼2007년의 하루 평균 민간인 사망자 100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말 정부군의 수니파 시위대 무력 진압을 계기로 촉발된 폭력 사태가 격화하면서 이달 들어 이라크 전역에서는 370명 넘게 희생됐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21일에도 이라크 곳곳에서 폭탄 테러 등이 이어져 오전 현재까지 최소 8명이 숨지는 등 최근 1주일간 각종 폭력사태에 따른 사망자 수는 2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전날에는 시아파 성지 아스카리 사원으로 향하던 이란 국적의 순례자를 태운 버스 인근에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 이란인 13명과 이라크인 1명이 숨졌다.
아스카리 사원은 2006년 2월 23일 알 카에다와 연계된 수니파의 폭탄테러가 발생해 시아파와 수니파 간 종파 분쟁이 내전으로 치닫는 계기가 된 곳이기도 하다.
이라크 전역에서 희생자가 속출하자 누리 알 말리키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치안 인력을 포함해 시스템 전반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말리키 총리는 “이라크 국민은 종파 내전의 재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종파 분쟁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시리아 내전을 꼽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지는 수니파 주민의 반정부 시위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정부 비판에 나서는 등 종파 분쟁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말리키 총리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수 시간 만에 바그다드 남쪽 힐라의 시아파 사원 두 곳에서 저녁기도 시간에 폭탄테러가 발생해 13명이 숨지고 71명이 다치는 등 폭력사태가 잦아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2006∼2007년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간 격렬한 종파 내전으로 수만 명이 희생된 바 있다.
2007년 정점을 이뤘던 이라크의 폭력 사태는 미군의 병력 증파와 새로운 안정화 전략 덕분에 점차 감소했다.
그러나 1년여 전 미군 철수 이후 정치권의 갈등이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 각종 테러와 맞물려 정정 혼란과 치안 불안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실제 수니파 주민들은 작년 12월 말 반정부 시위를 시작한 이래 금요 시위 등을 이어가며 5개월 가까이 시아파인 말리키 총리의 퇴진 등을 요구해 왔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이라크에서 테러를 비롯한 각종 폭력 사태로 712명이 숨져 2008년 이후 한 달간 희생자 규모로는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