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제비’ 촬영 ‘한국계 미국인’, 북한 억류
북한 당국에 의해 기소돼 최고재판소 재판을 앞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의 공식 혐의는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고아(이른바 ‘꽃제비’)를 촬영한 것이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이 4월30일 보도했다.
앞서 27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1월 나선시에 관광 명목으로 입국한 배씨가 체포돼 최고재판소 재판을 앞두고 있다며 그가 공화국에 대한 적대감을 갖고 공화국을 전복하려는 책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통신은 배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범행을 저질렀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데일리메일은 북한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굶주린 어린이들의 사진을 찍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메일은 배씨에게 공화국 전복죄가 적용되면 종신형이나 사형까지 선고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2009년 이후 북한에 억류된 여섯번째 미국인이다.
그는 중국에서 북한전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11월에도 외국 여행객들을 인솔해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데일리메일은 배씨가 기독교 선교사이며 북한에 들어갔을 때 고아들에게 음식을 줬다는 그의 친구와 동료, 대북 활동가들의 말을 전했다.
다만 그가 북한에서 선교를 시도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009년 3월 북중 접경지역에서 취재 중이던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억류하고 재판에 회부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유도하는 등 최근 몇해 동안 미국인 억류를 압박과 협상의 기회로 활용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북한이 대미 압박카드로 삼기 위해 배씨를 억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