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몽골, 총리 회담…’자원외교·중국견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0일(현지시간) 1박2일 일정으로 몽골을 방문해 자원개발 등 협력 강화에 공조하기로 했고, 이는 자원 외교와 중국 견제를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3월31일 중국 중신왕(新聞網)은 일본 언론을 인용해 전날 오후 아베 총리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노로브 알탄호야그 총리와 회담을 하고 석탄 등 광물 개발 사업에 협력하고, 양국 간의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조기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안보 측면에서 미국, 일본, 몽골 3개국 간의 대화 체제 확립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이번 몽골 방문은 몽골이 풍부한 광물자원을 갖춘데다 중국의 접경국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자원 확보, 정치적으로는 중국을 포위하는 대(對) 중국 견제를 노린 행보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 사고 이후 일본 내 원전은 대부분 가동이 중단되면서 일본의 화력 발전 의존도가 높아졌다.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알탄호야그 총리는 “일본과의 전략동반자 관계 확립은 중요한 의미가 있고, 양국은 이른 시일 내 EPA 체결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고, 아베 총리는 “몽골은 자원대국이고, 일본은 기술적인 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며 양국 관계 강화는 양국에 모두 이익이고 일본은 몽골과의 관계 강화를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EPA 관련 3차 회담은 내달 2~5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 기업은 세계 최대 탄광인 몽골의 타반톨고이 탄광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고 일본 정부는 울란바토르 시내 환경오염 완화를 위해 관련 기술을 제공하며, 몽골 화력발전소에 약 42억엔(약 496억원)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몽골은 북한과 외교 관계를 확립한 나라로,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실행에도 유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몽골은 지난해 11월 북·일 외교부 국장급 회담 장소를 제공한 바 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1월 동남아시아 방문에 이어, 일본 총리로서는 7년 만에 몽골을 방문하는 등 중국의 영향권 안에 있는 나라들을 상대로 한 ‘중국 포위망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